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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임 Feb 26. 2024

철학할 자격

철학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마치 까다로운 미식가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과 같다. 답은 뻔하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지!" 어떤 사람은 달콤한 딸기 케이크를 떠올리고, 어떤 사람은 매콤한 불고기의 향기를 맡을 것이다. 철학 또한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는 톡 쏘는 레몬즙 같은 질문으로 세상을 일깨웠고, 플라톤은 푸짐한 만찬처럼 풍성한 이데아 세계를 펼쳤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논리적 칼질로 세상을 분석해 나갔고, 데카르트는 의심이라는 향신료를 뿌려 철학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칸트는 도덕의 법칙이라는 엄격한 레시피를 제시했고, 마르크스는 계급 투쟁이라는 매콤한 양념을 넣었다. (참고로 이 책에서 철학자의 이론은 나오지 않는다. 나는 순수하게 철학적 사고를 여러분께서 사랑하셨으면 좋겠다. 히히)      


이처럼 철학자들은 각자의 독특한 철학적 요리법으로 세상을 해석해 왔다. 그들의 요리는 새로운 맛과 향을 선사하며, 우리의 생각을 자극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하지만 철학이 그야말로 매력적인 것은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1인 나는 하루가 물 흐르듯이 지나갈 때면, 오늘치 철학을 챙겨야지 생각한다. 내 삶에 대한 반성과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는 의미다. 마치 배고픈 위가 밥을 요구하듯, 나의 지적 영혼은 철학이라는 영양분을 갈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적인 관심에 대한 대다수의 반응은 놀랍게도 비교적 냉담하다. "철학? 그게 뭔데?" "그걸 공부하려면 힘들겠다." "나한테는 안 맞을 것 같아." 마치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아이가 푸짐한 만찬을 거부하듯, 사람들은 철학이라는 맛있는 정신적 요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철학은 고등학문이며 특출난 누군가가 해야 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그렇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남다르다. 마치 능숙한 요리사가 재료를 조합하여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듯, 그들은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여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숨겨진 진리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철학자들은 분명히 이상하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함’을 오히려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공교육을 (어쩌면 사교육도) 받고 자라는 세상 속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더욱 특별하다. 게다가 우리 모두는 철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음식을 즐기듯, 우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철학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능력이 있고 그것을 행할 힘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신은 오늘치 철학을 챙겼는가? 만약 아직 챙기지 못했다면, 오늘은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철학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어쩌면, 당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모두 철학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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