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단편집

다시 돌이되는것들

by 박요한

다시 돌이 되는 것들


가슴속에 멍울이 차오를 때마다 나는 물속으로 내려간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몸을 맡기듯 잠수한다.

물은 언제나 나를 받아주고, 수면 위의 소란은 금세 멀어진다.

그곳은 세상이 사라진 듯 고요하고, 나만의 심해가 된다.


그 속에서는 잠시 멍울이 풀리는 것 같다.

돌처럼 눌러오던 응어리가 물결 속에 흩어지고,

빛의 조각들에 부서져 사라지는 듯하다.

나는 그 순간만큼은 가벼워진다.

심장 박동조차 고요한 파동과 어울려 새로운 리듬이 된다.


그러나 숨이 다하면 나는 다시 수면 위로 밀려난다.

햇살은 눈부시게 쏟아지지만, 가슴은 다시 무겁다.

물속에서 흩어졌던 멍울은, 마치 증발한 물방울처럼 지상에서는 자취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단단해진 돌처럼 다시 제자리에 앉는다.


나는 안다. 이 멍울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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