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응켱 Feb 23. 2020

답이 없기에 써보는 글

그럭저럭 김응켱 일기 #1

난 글에 대한 로망이 별로 없었다.

그렇기에 잘 읽지도 쓰지도 않았던 거겠지.

글과 멀었던 지난 시간들의 맥락이 이제야 이해되는 요즈음.


오히려 글을 쓴다는 행위는 어떤 두려움에 가까웠는데... 이를테면...


'이게 틀리면 어떡하지...'와 같은 물음에서부터.


답이 없는 상황에서조차 난 늘 답이 아닌가를 놓고 늘 전전긍긍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답이 없다는 그 점이 그 시절 내겐 엄청난 두려움이었는데. 난 참 쫄보였다.


사실 인생에 답이 없다는 건 어쩌면 매력적인 일이다.

나는 잘 몰랐다.

지금 내 삶의 원동력이 노답 인생에 있으니 가끔 이 아이러니함에 스스로도 피식 웃곤 한다.

물론 답을 쫓던 인생만을 살던 모범생이 답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언젠가의 마음은 지옥에 머물렀거나

언젠가는 방황의 시간 속에서 오락가락했을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답이 중요하기보단 그저 내 인생의 답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르겠는데.

물론 지금도 답은 모른다.

아 답이 없지.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나도 내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건지는 알 길이 없다고.

확신이란 오만 같단 생각도 들지만, 그렇지만 확신이란 누군가 쥐어주는 게 아닌 자기 신념일 뿐이라서.

오만이라도 각자가 이 삶을 살아나감에 있어 사실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오만함이란 것에 대해서 한결 너그럽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아싸! 너그러워진 게 하나 더 늘었네!)


지금의 삶이란 놀랍도록 잔잔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 엄마의 과일주스를 들이켜고

하루 종일 그림(그것이 노동이든, 창작이든간에)을 그리고,

가족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애인을 만나 데이트를 즐긴다.


내 삶의 인간관계에서 꼴 보기 싫은 인간은 1도 없으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이토록 자유로워도 되나 싶을 정도.

적당한 자극을 굳이 인간관계에서 받고 싶지 않다는 건 변함없는 생각.

그게 아니어도 이겨내고 감내해야 할 자극은 많거든.


물론 미래에 생각이 머물면 한숨이 나온다거나 기운 빠지는 순간도 태반이지만,

어떤 인생인들 감당해야 될 몫과 기회비용이 존재하지 않겠는가...!

그저 현재를 지금을 하루하루를 만족을 채워나가며 살아나갈 뿐이겠지.

가끔 낮잠도 좀 자주면서 말이다. (나태는 나를 채우는 힘..!)


딱히 나쁠 것도 없는 지금이 나쁘지 않은 것도 같다.

솔직히 나아간다는 느낌보다는 요리조리 헤엄쳐 다니는 느낌이지만.

폼도 이상한 개구리 수영 정도.


-


인스타그램 : 응켱

작가의 이전글 <백수와 갓족> 텀블벅 오픈 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