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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응켱 Feb 23. 2020

일요일을 마무리하는 자세

그럭저럭 김응켱 일기 #3

퇴사한 지 반년이 넘어간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일요일 저녁이면 이상한 긴장감을 느낀다.
어쩐지 관습, 또는 습관처럼 느끼는 긴장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지나간 토요일과  지나갈 오늘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내일이거늘, 다가올 월요일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인 것이다.

기업 노동자 응켱의 월요일은 일단 쌓여있는 메일함을 마주해야 하는 날이었고, 주말과는 다른 뭔가의 모드를 (작동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가동해야만 했던 날로 기억한다. 새로운 메일과 울리는 전화벨에 태연한  대응하지만 그래도 5년 차가 되도록  나는 긴장을 했던  같다. 이상하게 나중에는 몸도 안 좋아져서 손에 식은땀이 난다는 감각을 알게 되기도 하였으니.
어쩌면 지금 내가 느끼는  긴장감이란 주말보다 평일에 활성화되는 메일함과 온갖 연락수단의  감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반백수의 삶에서 메일이란 긴장감과 함께 한줄기 빛과 같은 반가움의 대상이렷다...!)

여전히  삶에 습관처럼, 관습처럼 반복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긴장감.
살아온 대로 노동으로 가득 찬 하루에서 만족을 느끼고 나태로 가득 찬 하루에서 불안을 느낀다.
그러한 관습적인 사고에서 조금 이탈해보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창작을 지속하는 에너지가 되어준다고 믿기 때문. 하지만 사실 여전히  안 되는 부분  하나.
옳고 그름의 관점이라기보단 선택적인 사는 방식의 문제임을 최근에서야 인정하는 바이지만, 그만큼 오래도록 나는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라보고 살았음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튼 일요일이다. 월요일이 온다는  알싸한 긴장감을 느끼며 몇 자 적어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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