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We)에서 나(I)로
지난번 글에서 행복의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행복의 모형을 완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내 인생’이다. 행복은 타인의 인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통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자! 지금 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자
‘나는 누구를 위해 살았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내 삶에 나를 위한 삶은 과연 몇 % 인가?’
가족치료의 선구자이자 체계적 치료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보웬(Murray Bowen)의 핵심적인 이론 중‘자아 분화’가 있다. 자아 분화란 ‘개인이 원가족의 정서적 융합에서 벗어나서 자기만의 방식을 통해 자율적으로 기능하게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자아 분화란 가족이라는 연합체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어떻게 분리하고 찾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보웬은 자아 분화 개념에 두 개의 힘을 가정하는데, 이는 가족 안에서 연합하고자 하는 힘인 연합성과 서로 분리하고자 하는 힘인 개별성이다. 독립적이 되려는 힘(개별성)과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명령에 따르도록 하려는 힘(연합성)의 상호작용에 의해 정형화된다고 가정한다. 이렇게 가족은 서로 분리하고자 하는 힘과 연합하고자 하는 힘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개별성은 생물학적으로 유기체를 자신의 의지, 즉 독립적이고 분리된 존재로 나아가게 하는 생명력에 뿌리를 둔다. 연합성은 유기체를 상대의 의지, 즉 의존적이고 분리되지 않는 개체로 나아가게 하는 생물학적 생명력에 뿌리를 둔다.
개별성과 연합성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 건강한 가족이 되지만 개별성과 연합성이 서로 불균형을 이룰 때 가족은 건강하지 못하게 된다. 보웬은 개별성과 연합성의 불균형을 융합(fusion) 또는 미분화라고 불렀고 개별성과 연합성이 균형을 이룬 상태를‘분화’ 혹은 ‘자아 분화’라고 불렀다.
만약 부부관계에서 융합 또는 미분화가 되면 서로에 대한 집착이나 의존이 발생한다. 이러한 집착과 의존은 각자의 생활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각자의 생활에 과도한 간섭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강하게 밀착되어 있는 상태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고 보웬은 강조한다.
보웬은 가족이 건강하지 않은 이유는 가족들끼리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서로 너무 밀착되어 있다고 보았다. 감정적으로 밀착되어 있다는 것은 서로의 독립성을 방해하고 불안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성장을 하면 가정과 부모로부터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독립을 준비하고 실행을 한다. 그러나 가정이나 부모로부터의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들은 향후 부부관계나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공생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보웬은 공생관계의 극복 방법으로‘개별성’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부부가 서로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의지하고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힘을 키우고, 정서적인 독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하고, 힘으로 상대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편에게 있어 아내는‘나의 소유물’이 아니라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봐야 한다. 또한 자녀도‘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 부부 상호 간 그리고 자녀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을 그렇게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행복의 출발점은 바로 자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인 샤르트르는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일찍 사라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때 아버지는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심리학적 의미로서의 아버지 즉 의존의 대상으로서 아버지. 통제와 권위, 명령자로서의 아버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심리학적 아버지가 빨리 사라져 주는 것이 자녀가 자립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다.
자녀에게서 사라진다는 것은 자녀의 자립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지만 부모에게는 고통일 수 있다. 그동안 살아왔던 삶이 와르르 무너져버리는 것 같은 끔찍한 경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스스로의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고 살게 하고 싶다면 부모는 빨리 사라져 줘야 한다.
부모가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 필요한 건 다름 아닌 ‘부모 자신의 인생’이다. 자신의 인생을 찾고 자신을 위해 살 때 자연스럽게 자녀에게서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나에게 한 번 질문을 던져 보자
‘나는 누구를 위해 살았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내 삶에 나를 위한 삶은 과연 몇 % 인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자신의 인생은 전혀 없이 자식을 중심에 두고 살아오는 삶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타인을 중심으로 살아온 우리에서 벗어나 나로 와야 한다. 그리고 다시 나를 중심으로 한 우리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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