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부터는 나의 책임
얼마 전 청소년 상담 신청이 들어와서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고민의 내용은 부모님 때문에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남들처럼 부자도 아니고, 아버지가 좋은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부모님들이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도 아니어서 힘들다고 했습니다.
내담자 : 선생님. 저는 왜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했을까요? 다른 친구들은 좋은 부모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은데....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난리인데... 우리 부모님은 제가 공부하겠다고 학원 보내달라고 해도 막 지랄.... 아니 뭐라 해요.
상담자 : 부모님 때문에 힘든 일이 많은가 보구나
내담자 : 네에.... 짜증 나요. 내가 이런 입에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부모님 때문에 힘들게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자 : 그렇지. 부모님은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닌데, 그것 때문에 내가 힘들면 나라도 짜증 나고 억울할 것 같다.
내담자 : 그렇죠? 솔직히 불공평해요.... 어떤 놈은 부모 잘 만나서 저렇게 떵떵거리고..... 나는 맨날..... 구질구질하고...... 그러면 안되는데... 부모님이 미울 때가 많아요. 왜 하필 나를 이런 가정에서 낳아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원망스러워요.
상담자 :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부모님이 미워지기까지 하는 걸 보니
내담자 : 저는 아마 평생 행복하고는 거리가 멀게 살아갈지도 몰라요.....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진짜.... 너무 싫어요. 내가 이런 집에서 태어난 게........
상담자 : 그래. 네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하고 짜증 날 수 있어. 그렇지만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당연하게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건 아니야. 어떤 부모 아래서 태어나는가는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너의 선택에 달린 거니까.
내담자 : 네에? 제 선택에 달렸다고요? 제가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다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상담자 : 부모님을 만나고,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는 가에 대해서는 네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그러니까 그건 너의 잘못도 책임도 아니야. 그리고 그것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내담자 : 그렇죠!
상담자 : 그렇지만 네가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네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거나,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게 아니야. 순전히 네가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거야. 물론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쉬워질 수는 있을 거야. 그렇지만 부모님이 도와준다고 해도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내가 하는 거야. 그러니까 어떻게 살 것인가부터는 너의 책임인 거야.
내담자 : 그렇지만....... 안 쉽잖아요....
상담자 : 그렇지. 쉽지 않을 거야. 큰 용기가 필요할 거야. 아주 큰 용기. 그런데 그 용기를 내는 것도 너의 선택이고 결정이야. 네가 조금 더 행복해 지기를 원한다면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거지. 그리고 너는 충분히 그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이 있어.
내담자 : 그게.... 쉽지가 않아요.... 나도 좋은 부모님을 만났으며....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상담자 :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네게 생각하기에 좋은 부모님을 만났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니야. 행복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나름의 용기를 가지고 선택을 하는 거야.
내담자 :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도 용기를 내면 달라질 수 있을까요?
상담자 :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나는 믿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도와줄게.
내담자 : 고맙습니다..... 한 번 해 볼게요.
상담자 :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구나.
내가 그렇게 태어난 것,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지는 나의 선택도 책임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바꾸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는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을 해 나갈 것인지, 아님 행복하지 삶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것은 나의 책임이 됩니다. 부모님 때문에, 다른 사람들 때문이라는 말은 핑계 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필요한 건 그만큼의 선택과 책임 그리고 용기입니다. 행복한 삶은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실천할 문제이지, 부모님이나 타인 때문이고 둘러댈 문제가 아닙니다. 앉아서 불평하고 있을 때가 아닌 용기를 내고 한 걸음 나갈 때입니다.
혼자 힘들다면 주위에 눈을 돌려 도움을 요청해 보셔도 좋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선택과 책임 그리고 용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결국 완성해야 할 사람은 자신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럴 힘이 있으며, 용기가 있습니다. 다만 내가 모르고 있거나, 망설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