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다 해줄께!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by 신성철

엄마 : 엄마가 새로 알아 봐준 학원 어때? 괜찮지?
자녀 : 네에.... 근데 너무 빡세게 가르쳐요......
엄마 : 그래야 공부를 하지. 학원에 자리 없다는 거 엄마가 억지로 자리 뺀 거야. 그러니까 조금 힘들어도 열심히 해야 된다.
자녀 : 네에... 근데.... 토요일이랑 일요일은 안 가면 안 돼요?
엄마 : 학원 안 가고 뭐 할 건데? 그래 봤자 집에서 빈둥거리기나 할 거잖아. 그럴 시간에 학원 가서 하나라도 더 배워라!
자녀 : 친구들하고 좀 놀고 싶은데...
엄마 : 학원에 친구들 있잖아. 학원에서 친구들하고 놀면 되잖아!
자녀 : 나는 학교 친구들하고 놀고 싶은데....
엄마 : 너는 왜 공부도 못하는 그런 친구들하고 놀려고 해? 친구를 잘 사귀어야지. 공부도 안 하는 그런 친구들하고 놀다가 대학고 제대로 못 가면 어쩔 건데!
자녀 : 친구들 다 착한데....
엄마 : 착하겠지. 그런데 공부를 안 하잖아. 그리고 학교에서 친구들 보잖아. 뭐 하러 주말에 쓸데없이 만나서 시간을 버리는데.
자녀 : 휴우.... 학교에서 어떻게 놀아요.....
엄마 : 쉬는 시간 있잖아! 그리고 이제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지 엄마를 위해서 그러는 거 아니잖아!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면 너 좋지. 내가 좋냐?
자녀 : 그래도....
엄마 : 그래도는 무슨 그래 도야! 아빠가 고생해서 돈 벌어서 너 학원 보내는 거잖아. 그럼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자녀 : 알겠어요.....
엄마 : 엉뚱한 생각 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 나머지는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하면 돼!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에 들었던 대화입니다. 바로 옆자리에서 오가던 대화라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렸습니다. 자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어머니는 쉴 새 없이 아들에게 말을 했습니다. 대충의 내용은 아들은 학원을 좀 줄여줬으면 하는 것이고, 어머니는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힘들다고 하면 어머니는 ‘다 너를 위한 일’이라고 하면서 아들의 입을 막았습니다.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아들은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자기를 위해서 그러는 거라는 어머니의 말에 딱히 대꾸할 말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아들의 한 숨은 어머니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안 되어 보입니다. 아들이 긴 한숨을 쉬던 말든 어머니는 계속해서 아들을 몰아붙입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가 공부를 잘했으면 합니다. 그것이 자녀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로 자녀가 공부해야 할 이유를 규정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되는 이유가 그런 걸까요? 혹시나 부모의 불안함이, 두려움이 자녀로 하여금 공부를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혹은 공부하지 않고 놀고 있는 자녀를 그냥 두고 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닐까요? 자녀가 학원이나 학교,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부모가 보기에 편안하고, 좋은 것이어서 자녀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만약 부모의 두려움이, 불안함이 자녀가 공부를 해야 되는 이유라면 자녀를 다그칠 문제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다루어야 합니다. 공부를 하고 안 하고는 자녀가 결정하는 것이지 부모가 강요할 문제가 아니고, 부모가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압적으로 하면 자녀가 당장은 따라올지 모르지만 결국은 어느 순간 부모와 다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부모의 불안함이나 두려움 때문에 자녀에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부모가 이겨내고, 맞서야 할 것입니다. 자녀를 위해서 부모가 강요해야 할 것은 없습니다. 자녀를 위한 것은 자녀가 하는 것을 묵묵히 지켜봐 주고, 도와주고, 함께 하는 것입니다.
말을 물가까지는 끌고 갈 수 있지만 강제로 말에게 물을 먹일 수는 없습니다. 물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말이 결정할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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