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는 내가 만든 것

Bravo, My Life!

by 신성철

어릴 적 아버지와 많은 갈등을 겪으면서 사춘기를 지내왔던 기억이 납니다. 17살에 시집오셔서 21살에 혼자되신 할머니께서 애지중지 키우셨던 아버지는 모든 것이 당신 중심적이었고, 고지식하고, 권위적이셨고, 언제나 당신만이 옳고, 나머지는 틀렸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거기다가 3대 독자라는 신분으로 늘 당신이 집안의 중심이고, 최고의 어른이기 때문에 ‘항상 아버지 말에 순종하고,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분명히 당신이 잘못한 것임에도 늘 자신을 합리화시키셨고, 반면 우리의 작은 잘못에도 불이 화를 내시며 혼내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반항이 늘고, 아버지와 갈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나는 나중에 부모가 되면 내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가 되리'라고 굳게 다짐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아버지가 되고 보니 내가 다짐하고 생각을 했던 것처럼 아버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들과의 대화는 생각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관계 또한 생각한 것 처럼 그렇게 좋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대화를 하다가 큰 아들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내 : 00이랑 이야기 좀 많이 해요. 00 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좀 쓰요

남편 : 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내 : 00 이는 그렇게 말 안 해요. 아빠랑 말이 잘 안 통한데요

남편 : 그래? 나는 이야기가 잘 통한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

아내 : 아빠가 많이 부담스럽데요. 자기 말을 잘 안 들어주고, 꾸지람을 먼저 한다고도 하고....

남편 : 흠...... 잘 몰랐네.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

아내 : 그러니까 평소에 대화를 좀 하고 그래 봐요. 얼마 전에 학교에서 존경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친구 몇 명이 자기 아버지를 존경한다라고 했나 봐요. 근데 그게 자기는 많이 부러웠나 보더라고요. 자기는 아버지가 존경스럽지 않은데 친구는 자기 아버지를 존경한다라고 하니까...

남편 : 알겠어. 이야기를 한 번 해볼게



사실은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들에게 최선을 다한다라고 생각을 했고, 아들이 저를 존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존경은 고사하고 제가 불편하고 말이 잘 안 통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 말을 듣고 서재에 앉아서 꽤 많은 시간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을 해 보니 저는 아들에게 훈계나 잔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아들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저의 이야기를 많이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대로 아들을 설득하려고만 했지 아들을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은 당연히 아버지로서 해야 될 일이고, 자녀는 그것을 참고 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득 ‘내가 그렇게 닮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아버지를 많이 닮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교육 전문가들은 부모의 양육태도가 향후 자녀의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합니다. 그만큼 부모는 자녀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부모가 어떤 부모인가를 보면 그 자녀를 알 수도 있다고 합니다. 즉 부모의 양육태도, 부모의 성향, 부모의 기질을 보면 자녀가 어떤 자녀가 될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내가 지금 아들을 대하는 모습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것일까요?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을까요?


그렇게 과거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현재의 나를 만드는 것일까요?


물론 과거의 경험은 우리들의 현재 모습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영향을 준다고 해도 결국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드는 결정적인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제가 그렇게 싫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렇게 닮아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제가 만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과거의 모습이 현재의 나를 만든 게 아니라 현재의 나는 스스로 내가 만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아버지의 모습을 닮기 싫어하면서 다른 행동을 배우지도, 다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나는 아버지처럼 하지 않겠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만 하고 있으니, 당연히 어떤 상황이 되면 익숙한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행동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아버지를 닮은 것이라고 합리화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성격 형성이나 현재의 모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은 내가 스스로 만든 나의 창작품입니다.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바꿀 수 있습니다.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만들었기에 또 다르게 만들 힘도 있는 것입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기에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과거 탓으로, 부모 탓으로 현재의 내 모습을 합리화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재를 나와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지금부터 아들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어보기로 말입니다.


나의 행위를 단순히 아버지의 탓으로만 두지 않고 내 인생의 주인공답게 새로이 만들어 가보겠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Bravo,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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