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대신

웹소설 1화: “너 안에 신이 있다”

by 수원 박선생

웹소설 1화: “너 안에 신이 있다”

서울, 밤 11시.

비가 내린 뒤의 축축한 아스팔트 위, 한 남자가 천천히 걷고 있었다.

정우현.

심리상담사였지만, 지금은 휴직 중.

상담 중 환자 한 명이 투신자살을 했고,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신을 혐오하게 됐다.

“하느님이든 부처든, 귀신이든 무당이든… 다 사기야.”

그는 중얼이며 담배를 꺼냈다.

불을 붙이려는 순간, 등 뒤에서 누군가 속삭였다.

“당신 안에, 신이 있어요.”

우현은 화들짝 뒤돌았다.

검정색 한복 차림의 젊은 여자가, 우산도 없이 서 있었다.

그녀의 손목에는 오색 실끈이 감겨 있었고, 눈동자는 이상하리만치 맑았다.

“…뭐야, 종교 포교야?”

“당신 안에 ‘불사대신’이 깃들었어요. 정화의 신. 생명을 관장하는 물의 신입니다.”

“정신병이야, 지금?”

우현은 어이없다는 듯 비웃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손목에 있던 청동 방울이 스스로 흔들리며 소리를 냈다.

찰랑. 찰랑.

“손은 움직이지도 않고, 바람도 없는데…”

우현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당신은 선택받았어요. 열두대신이 깨어나고 있어요.”

그녀는 그를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나, 윤서린. 무당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개똥 같은 소리 하지 마.”

“그럼… 어젯밤 꿈에서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누군가 손을 잡아 끌어올렸던 기억은요?”

우현의 눈이 커졌다.

그 꿈은 말한 적도 없었다.

“그 목소리, 아직 기억나시죠? ‘정화하라. 이 세상을.’”

우현은 숨을 멈췄다.

가슴 한가운데, 차가운 물줄기가 한 줄기 흘러내리는 듯한 이질감.

“…당신, 뭐야?”

그녀는 살짝 웃었다.

“무당이에요. 그리고 당신은 이제, 신의 그릇이에요.”

찰랑. 찰랑.

그 순간, 우현의 손끝에서 푸른 물줄기가 피어올랐다.

비는 멈췄지만, 그의 손 안에서 ‘물’은 살아 있었다.

“너 안에, 신이 있다.”

� 다음 화 예고

2화: 불사대신의 기억

꿈과 현실이 교차한다. 우현은 점점 자신의 감각이 무언가에 의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윤서린은 본격적으로 그에게 ‘신의 세계’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또 다른 존재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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