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봉인 해제
10화: 봉인 해제
서울 여의도.
밤 11시.
국회의사당 비서동 지하의 밀실.
고요함 속에, 세 사람의 발걸음이 울렸다.
정우현, 윤서린, 그리고 세 명의 신의 그릇 바리, 별성, 군웅이 모였다.
“이곳이… 선황대신의 영혼이 갇힌 장소예요.”
윤서린이 손에 든 부적을 찢자, 공기 속에서 빛이 틀어진 틈이 나타났다.
현실과 환상이 교차되는 경계, 신의 감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의식 시작]
“세 개의 열쇠가 모두 모였습니다.”
바리공주가 가장 먼저 나섰다.
그녀의 손끝에서 흰 실처럼 빛이 뻗어나가 공간을 감쌌다.
“나는 죽은 자의 넋을 기억하는 자.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 심판의 문을 여노라.”
이어서 별성대신이 나섰다.
그의 손엔 작은 수정구슬이 있었다.
“나는 길을 보는 자.
미래를 막는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방향의 문을 열겠노라.”
마지막으로, 군웅대신이 입을 열었다.
“나는 이름 없는 전사들의 기억.
권력의 허상에 눌린 신을 위해, 진실의 문을 열겠노라.”
세 신의 기운이 겹쳐지며, 공간 중앙에 금빛의 고리가 나타났다.
그 고리 안에는 말없이 고개를 숙인 남자 선황대신의 그릇이 있었다.
[정우현의 공수]
정우현은 고요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스스로 공수를 열었다.
“신이여, 침묵하던 자여.
이제 그 입을 열어라.
이 땅의 재판을 인간에게 맡긴 당신이여,
그 결과를 직접 보라.”
“묶인 자여, 이제 너를 부르노라.
진실을 듣는 귀로, 중재를 내리는 눈으로, 다시금 세상을 내려다보라.”
그 순간 빛의 고리가 깨졌다.
선황대신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나는… 깨어났노라.”
그리고, 그가 입을 열자 모든 공간의 소리가 사라졌다.
[신의 귀환]
“나는 선황대신. 열두 신령의 균형을 지키는 자. 하지만 나는 너무 오래, 침묵했노라.”
그는 우현을 바라보았다.
“너는… 묻지 않고도 나를 깨웠다. 누구도 정답을 말하지 않았지만, 너는 방향을 만들었노라.”
우현은 숨을 삼켰다.
선황대신의 기운은, 다른 신과 달리 무겁고 조용한 평온이었다.
“이제… 나머지 신도 각성할 것이다. 그리고, 진짜 싸움이 시작되리라.”
[악신의 등장]
그 순간 공간의 벽이 갈라졌다.
금빛 문 뒤에서, 검은 발걸음이 다가왔다.
소복, 붉은 눈동자, 입가를 덮은 천.
“오랜만이네, 선황.”
모두가 그 존재를 알아봤다.
“너는…”
선황대신의 눈동자가 떨렸다.
“그 이름 없는 자.”
[이름 없는 무당]
“신의 뜻이란 건, 인간이 정할 수 없다더니… 결국 너희가 정했잖아. 누굴 살리고, 누굴 버릴지.”
그녀는 미소 지었다.
“그래서 난, 버려진 자들의 편에 섰어. 가짜 무당? 사이비? 웃기지 마.
내가 진짜야. 왜냐하면 나는 인간이 선택한 신이니까.”
윤서린이 이를 악물었다.
“당신은… 신을 팔아 권력을 만든 자예요.”
“아니. 나는 신을 이긴 인간이야.”
그녀의 손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공간이 뒤틀리며, 다른 차원의 문이 열렸다.
“곧 보게 될 거야.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야.”
� 다음 화 예고
11화: 균열
선황대신의 귀환과 함께, 인간계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름 없는 무당이 소환한 첫 번째 ‘악신의 그릇’이 각성하고,
열두 신의 대결은 이제 신념과 배신, 그리고 ‘선택’의 싸움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