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워지고 싶다.
나는 눈을 감고 걷는 게 좋다.
눈을 감고 걸으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아무도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처럼,
평화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그곳엔 아무도 없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불안하거나 무섭지 않다.
그 어느 곳보다도 편안하다.
내 몸에서 벗어서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만 같다.
이렇게 눈을 감고 이 세상 끝까지 걷고 싶다.
가끔 차를 몰고 한산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눈을 감고 걸을 때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 질 때가 있다.
핸들에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고 싶어진다.
그렇게 눈을 감고 계속해서 액셀을 밟다 보면,
하늘을 날고 있을 것만 같다.
삶의 끝까지, 훨훨 날아가고 싶어진다.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 몸에서, 삶의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싶다.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
어떤 날은 차가운 길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다.
시원한 촉감이 나를 감싸 안아 저 하늘 위로 나를 데려가 줄 것만 같다.
그러면 이 답답하고 지저분한 마음이 깨끗이 정화될 것만 같다.
잠깐이나마 무거운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내 몸을, 내 마음을 담가 있노라면
나의 우울이, 나의 슬픔이, 나의 괴로움이 다 씻겨져 내려가 버릴까
그러면 나는 이 모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백번이고 천 번이고 씻어낼 수 있을 텐데
정말이지, 자유로워지고 싶다.
누군가 나를 데려가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