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버텨온 날들 08. 나의 엔딩은...

열린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by 한여름

# 나의 엔딩은...


보통의 소설, 영화나 드라마의 결말은 해피엔딩, 세드엔딩 또는 열린 결말로 나뉜다.

열린 결말은 독자나 청자의 시선에 따라 해피엔딩일 수도, 세드엔딩일 수도 있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해피엔딩을 선호했다.

간혹 세드엔딩으로 끝난다는 소식을 먼저 접하게 된 드라마는 아무리 재밌게 보았을지언정 결말은 잘 챙겨보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나는 늘 내 인생도 해피엔딩일 거라 생각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시간이 지나면 행복한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항상 발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착각이었다.

삶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인생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고,

나는 작품 속 주인공이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사라졌고,

내 인생의 결말이 세드엔딩이 되는 게 아닐까 두려워졌다.

결국은 세드엔딩이라니,

차라리 얼른 엔딩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어느 시점에서 끝이 나듯

나의 이야기도 끝이 났으면 하고 바라었다.

나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열린 결말을 그려보고 싶다.

비록 엔딩이지만,

나는 그 순간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해피엔딩이라고 알려주고 싶다.

단지 서로 만날 수 없지만,

나는 그저 멈춘 시간 속에서 영원히 존재하고 있노라고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고

그곳에서 나는 평안하다고

우리는 서로 존재하는 시간이 다를 뿐이라고

내 의도를, 내 생각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아주 자연스러운 엔딩이었으면 좋겠다.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


애초에 이곳이 특별한 세상이었다면,

노력하고, 희생하고, 인내하며 버티는 삶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태어나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단지 육체에 가둬진 삶이 아니라 언제 어디든 넘나들며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시작과 엔딩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라면,

그런 자유로운 세상이라면,



자유롭고 싶다.




내 삶의 엔딩은...



수, 일 연재
이전 08화그럼에도, 버텨온 날들 08. 자유로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