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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삼이칠 Jun 26. 2023

내가 상처받지 않는 법

사진: UnsplashElevate


음식은 신선도도 중요하지만, 간이 잘 맞아야 한다고 지인들이 말한다. 개떡 같아도 간만 맞으면 된다고~ 집에서 하면 젤 안 되는 게 떡볶이와 순두부찌개이다. 엄청 간을 한 것 같은데 왜 밖에서 사 먹는 농도와 간이 안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친한 언니가 얘기해 주길 "너의 손맛을 믿지 말고 양념장의 힘을 믿어라!"마트에서 사 와서 먹으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은 맨 고기를 사서 집에서 양념해서 불백을 해 먹었는데 물론, 그것도 괜찮다 하지만, 양념이 되어 있는 걸 사 먹어도 간이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어 파, 양파, 양배추, 당근 야채도 넣으면 끝이다. 백종원 선생님이 간은 짜면 물 넣고 싱거우면 양념 더 하면 되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거늘~ 음식의 고수인 울 엄마는 간을 마지막에만 보시지만, 나는 중간중간 체크하게 된다. 이렇듯 음식의 간이라는 게 사람 사이에서는 일정의 마음의 거리인 거 같다.

가깝게는 가족 간의 거리, 친구, 동료와의 거리, 연인간의 거리 이 거리가 중요한 거 같다. 이 거리는 고정된 값은 아니기에 관계에서의 이상신호가 잡힐 때마다 미세하게 조율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힘들어진다.

가령, 내 경험을 얘기하자면, 친한 동료가 있는데 새로 온 동료가 내 눈에 보이게 나와 동료의 호감도 차이가 보일 때 나와 새로운 동료의 호감도를 맞춘다. 호감도를 별점으로 얘기하자면 친한 동료에게 별 4개 나는 별 2개로 대한다라면 나도 별 2개로 새로운 동료를 대한다. 비슷한 경우의 케이스인 경우가 생겼을 때  따지듯 왜 공평하지 않냐고 물어본 친구의 케이스를 볼 때 결론적으로 달라지는 것도 없고 서로 골만 깊어진 걸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친한 동료와 별 3개로 서로 조율해서 생활하니 주위에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을 일이 있어도 그걸 둘 사이게 영향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니 원만하게 잘 지내게 된다. 왜 그런 말 있지 않는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10명 중 3이고 싫어하는 사람 2명 무관심 5명이면 좋아하는 사람 3명 보고 살면 된다고~ 정말 다 날 좋아할 수도 없고 대부분은 거의 무관심으로 대하면 크게 문제 될 일이 없다.

집착과 소유욕이 문제가 된다. 가족 간에도 가족이란 이유로 걱정 염려로 선을 넘어 핸들링, 가스라이팅에 가까운 집착을 하면 당하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모두 소모될 수밖에 없다. 일찍이 부모님의 양극의 훈육으로 살아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힘들어하는지 체감하였다. 좋다 나쁘다 문제가 아니라 내가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둘 다 사랑이지만, 받는 사람이 사랑이라고 느껴야 사랑인 것이다. 가족이라도 아닐 때는 끊어내고 얘기할 용기도 필요하다. 상대방이 내가 대하는 방식이 부담스러워하는 제스처나 느낌을 줄 때는 섭섭한 마음을 들여다보고 음~내가 느끼는 이 섭섭한 마음은 상대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였구나! 바라지 말고 딱 한 발 뒤로 물러서면 된다. 계속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솔직한 대화도 좋지만, 상대방에게 말하기 이전에 내 마음을 명상이든 좋은 말씀을 듣고 다독여 줄 필요가 있다. 속도 줄이면 된다. 친구가 말하길 "이 나이가 되면 이런 관계적인 문제로 고민할 일이 더 없을 줄 알았다"라고 하는데 글쎄, 사는 동안에는 간헐적으로 생기지 않을까~ 그때마다 힘들겠지만, 나름대로의 생각의 정리나 지표가 있으면 허둥지둥 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내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널 걱정해서 해준 말인데 감히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니~ 억울한 톤의 이런 내용들은 아버지 때부터 들어왔으나, 그건 그 사람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는 존재니까 그런 것이다. 상처 난 내 마음은 남이 치유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알아주고 시간을 가지면 새살도 돋고 조금은 더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나 아닌 사람에게 쏟았던 그 열정을 나에게로 하나씩 돌려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알아갈수록 삶은 더 재미있어지고 살아갈 만해진 다. 나를 챙기기도 바쁘다.

화진포 바닷가를 바라보면서 친한 언니와 대화를 나눈다.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있고 애인이 있어도 다 누구나 마찬가지로 절대 고독이 있다고 그게 혼자 있는 사람은 혼자라서 그런 거라 생각하지만. 누구나 마찬가지로 가지고 가는 거라고~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고독보다 누군가 같이 있을 때 느끼는 고독이 더 아프다고!

그냥 고독을 즐기고 나로서 온전히 설 수 있을 때 같이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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