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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삼이칠 Jul 08. 2023

개념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염치를 제대로 알고 살자.

사진: UnsplashSheldon

속이 답답할 때 무작정 전철을 타고 근교로 나가거나, 동네 마실이라도 다녀오면 마음정리도 되고  시야를 넗혀주기에 자주 이 방법을 쓴다. 그래서 남편들이 부부싸움하면 자리를 비우는 게 이런 이유인가~

나도 번복을 해본 적이 있지만, 옆집이 지난 몇 달간 정신적으로 피곤하게 하면서 만료 이전에 나간다고  온 동네 우리 집 하자가 있어 나간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며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안 하면서 속앓이를 하는데 또 이사 올 사람이 정해지니 자기들 사정 때문에 눌러앉기로 했다는데 솔직히 하나도 안 반갑다. 지난주 서류준비하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화가 올라온다. 성질대로 할 말 다 하고 싶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성질의 70%만 내고 살아야지 안 그러면 또 피곤해진다. 20살은 많은 어르신부부다.

중개인 여사장도 푸시를 했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으로 해 주니 꾹 참고 다음 주 월요일 계약하기로 했는데 빠그라 지고 나니 옆집 이사할 집까지 더블로 중개해 주느라 그랬던 거였다. 고마운 마음에 복날 삼계탕이랑 소정의 수수료를 따로 챙겨줄 요량이었는데 그 팩트까지 듣고 보니 그런 맘 접는다. 비즈니스일 뿐이다.


유튜브에서 보았던 "서울공예박물관"을 어제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오전에 루틴을 조정 맞추어서 점심 먹고 전철환승해 안국역 1번 출구 나가보니 50M도 안 되는 곳에 있다. 예전에 안국역이랑 너무 달라져 당황스러웠다. 올봄에 친한 언니랑 바로 옆을 지나쳐갔는데 눈여겨보지 않아 또 달라 보인다. 무료입장이라 좋았다. 전시가 1~3동까지 있는데 금요일이고 루틴도 있어 1시간 30분 정도 쭉 둘러보고 후일을 약속한다.


전시실 1동
자수
보자기
자개장

예전 풍문여고 자리였다고 해서 더 놀랬던 그곳 옆에 철옹성 같던 곳도 <열린 송현녹지광장>으로 오픈되었고 정독도서관 올라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오래 살았구나 하는 느낌이다. 나오면서 목이 말라 이화마트에 삼다수 계산하려고 하니 1,200원이란다. 카드 되냐고 하니 "카드 안되는데, 돈 없으면 다니지를 말지~ " 돈 없으면 이화마트는 안된다. 난 지갑에 돈이 있었다. 하지만, 다시 갖다 놓고 나온다. 살다가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전철을 타고 오는데 벌써 만석이다. 초록색 위아래 깔맞춤 옷을 입고 캐리어까지 들고 미취학아동 같은 아들까지 데리고 서 있는 여성을 얼핏 본다. 다시 보니 어른석에 아들과 본인이 앉아있으니 여성어르신 두 분 중 한 분이 뭐라고 하시니 내쪽으로 보이는 얼굴이 눈이 세모눈이 되고 입도 삐죽하더니 얼굴을 금세 바뀌고 어르신에게 한창 하소연을 하더니 한분은 서서 계속 가신다. 적어도 70대 중반은 되어 보인다. 세 자리인데 그러면 어르신 앉히고 아들 안고 갈만한데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 남자어르신 같으면 큰 소리 날 각이다. 내가 일어나니 어르신이 거리가 되어도 앉으시려고 오는데 내 앞 젊은 남성은 모르쇠 앉는다. 앞에 부부가 서서 가다가 옆자리가 나서 앉으려고 하다가 여성분이 머뭇거리며 앉지 않는다. 남편은 하고 싶어 하고 본인도 그런 거 같은데~ 가방만 두니 어디선가 홀연히 여자어른이 가방 좀 치워달란다. 자기 다리가 아파서 앉아야 한다고~ 계속 앉아 내릴 때까지 무릎을 쥐고 조물조물하신다.


망막분리로 수술 후 결국은 백내장이 와서 2년 전 11월에 수술하고 정기검진을 다녔던 한양대구리병원 안과 거의 6호선 이상인 연배가  대부분인 거 같다. 혼자 오는 분, 부부랑 는 분, 손주랑 오는 분, 자녀랑 오는 분, 다양한데 연령대가 고령층이고 워낙 구리병원은 환자가 많아 대기시간도 길다. 그러니 기다리면서 안 듣고 싶어도 들리는  컴플레인들이 있다. 오실 날짜가 안되었는데 오시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 큰소리 나는 건 대기시간이 길어지니 화가 치밀어 올라 간호사들에게 큰 소리 낸다. 가령 3시에 오라고 했는데 2시 30분에 미리 오시고 역정을 내신다. 내가 얼마나 기다린 줄 아느냐고~ 지금 시간은 3시 10분이다. 선생님 방마다 대기자 3명씩 올라온다. 그리고 답답하면 간호사에게 내가 몇 번째인지 물어보면 된다. 화가 많으시다. 근데 노령부부끼리 오시기라도 하면 화를 눌러줄 이가 없어 시간이 걸린다. 병원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병원계의 아오지라고 한다고 한다. 지인찬스로 끼워넣기한다고 해서 피식 웃었는데  없는 말은 아닌 듯 신뢰가 없으셔서 그런가 클레임소리가 잦다.


노키즈존에 이어 노실버존까지 생기는 요즘 화장실에서 나올 생각 없이 뒤에 사람이 대기한다는 친구에게 말 전해주지 않는 여학생들을 보며 말이 턱까지 올라오는 꼰대력 인정하는 바지만,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그때의 상황에 매번 올바른 대처를 할 수는 없지만, 누가 그랬던 말이 생각난다. 염치를 알고 사는 게 본인 인생의 목표라고~ 미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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