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흔들리는 세계의 중심에서 대만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붉은색을 벗어난 새로운 길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비(非) 레드 서플라이체인’. 이 낯선 표현은 이제 대만의 미래를 말해주는 핵심어가 되었습니다.
왜 ‘비레드’인가?
오랫동안 중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던 대만 경제. 하지만 더는 ‘의존’이라는 단어에 안주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의 압박은 점점 강해졌고, 핵심 기술과 자원을 통제하는 손길은 기업들을 옥죄었습니다. 미·중 갈등, 팬데믹, 물류 대란… 글로벌 공급망은 단단해 보였지만, 너무나 쉽게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대만. 세계 반도체 중심지로서, 멈춰 설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만은 결심합니다. 안정된 내일을 위해, 새로운 공급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 비레드 전략의 세 가지 축
첫째, 우방국과 손을 잡다. 미국의 IRA·CHIPS 법을 활용해 기술 투자금을 확보하고 일본, 유럽과는 공동 펀드를 조성해 미래형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발을 내딛습니다.
둘째, 내부를 더 단단히 다지다. 국산 소재 기술력에 투자하고 AI와 양자컴퓨팅, 그다음 시대를 준비할 인재들을 키워냅니다.
셋째, 더 넓은 아시아로 뻗어가다. ASEAN, 인도, 호주와의 교류를 늘리며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 유인을 높입니다.
무엇이 달라질까?
이 전략은 단순한 공급망 재편이 아닙니다. 대만이 선택한 ‘비레드’의 길은 곧 다음을 의미합니다.
위기에도 끄떡없는 공급망
우방국과의 기술 동맹 강화
경제적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초기 투자에 따른 부담, 중국의 반발, 국내 제도의 뒷받침 부족 등. 하지만 대만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게
한국도 이 흐름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함께 방향을 틀어야 할 때입니다.
공급망 다변화,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기술 협력,
국내 생태계의 튼튼한 뿌리내리기
이제는 지정학적 변화 앞에서 주도적으로 전략을 짜야할 시점입니다. 대만이 보여준 이 길 위에서 한국도, 우리의 답을 찾아야 합니다.
‘비레드 서플라이체인’은 단순한 정책이 아닌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내기 위한, 대만의 작지만 단단한 다짐입니다. 당신이라면, 이 변화에 어떻게 응답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