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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사회와 예술의 대중화

현대디자인사 #7. 팝아트(Pop Art)

by 공일공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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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는 이미지가 예술이 되었을 때

1950~60년대, 사람들이 TV 앞에 앉아 팝송을 듣고, 광고를 보고, 브랜드 제품을 사기 시작하던 시기. 예술가들은 질문했다.

“예술은 꼭 고상해야만 하는가?”
“우리가 매일 보는 것들은 예술이 될 수 없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 팝아트(Pop Art) 이다. 고급미술이 독점해오던 ‘예술의 언어’를 대중 문화가 탈환한 순간이었다.




대중의 이미지로 예술을 만들다



앤디 워홀이 말했듯, 팝아트는 신문, 만화, 광고, 제품 패키지 같은 일상의 시각 언어를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싶다. 슈퍼마켓에 있는 모든 것처럼.”


그들의 재료는 이미 대중이 아는 이미지였다. 세탁세제, 콜라, 수프 캔, 영화 포스터, 유명인의 얼굴까지 — 예술가는 단지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다시 보여주었다.

40e4c68dc0ab9.png MoMA Collection


예술이 ‘쏟아져 들어온 시대’를 반영하다


팝아트는 단순히 밝고 귀여운 스타일이 아니다.


그 시대의 과잉된 이미지, 대량생산, 광고의 힘, 유명세의 소비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회적 관찰이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만화의 인쇄 점(dot pattern)을 확대해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예술의 주제로 삼았다.

1a6198be9105e.jpg Arthipo – Drowning Girl (Lichtenstein), Arthipo – Drowning Girl


소비사회의 심장: 브랜드와 셀럽


팝아트는 예술의 중심을 화실에서 거리로 옮겼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사랑했고, 유명인을 상품처럼 소비했다. 예술가들은 그 집착을 그대로 작품으로 만들었다.

124d96d730f12.jpg Wikipedia – Marilyn Diptych, MoMA – Collection Item

마릴린 먼로의 얼굴은 예술가에게 ‘참조 이미지’ 이상의 의미였다.


그것은 소비사회의 아이콘이었고, 사람들이 이미 알고 사랑하는 이미지를 예술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이었다.



디자인으로 확장된 팝아트의 사고방식


팝아트는 단지 미술사에 머무르지 않았다. 오늘날의 브랜딩, 옐로우 포스터 문화, 패션, 패키지 디자인, 음악 비주얼에까지 이어진다.


특징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강렬한 색 대비

반복적 패턴

대량생산 감각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


브랜드들은 ‘누구나 아는 이미지’를 통해 더 빠르게 사람들과 연결된다. 이 방식 자체가 팝아트의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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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7f91d2dedf0.png Good Design – Lipton Pop Art




팝아트가 바꿔놓은 질문


팝아트는 예술을 이렇게 다시 물었다.


“예술은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에서 “예술은 무엇을 다룰 수 있는가?”로.


그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미지가 넘쳐나는 오늘, 우리는 표현보다 ‘해석’을 더 많이 한다.


수 없이 복제되고 소비되는 이미지의 세계에서 디자인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까? 팝아트는 그 답을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시작하라.”




익숙함을 새롭게 보는 능력


익숙함을 새롭게 보는 능력. 팝아트는 대중 문화를 예술로 끌어올린 게 아니라, 예술이 이미 대중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운동이었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금 모두가 보고 있는 것’을 다르게 보여주는 힘.


그것이 바로 팝아트가 남긴 가장 현대적인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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