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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한조각 Apr 11. 2021

주 5일제를 보장하라.

그 남자의 소리 없는 외침


주 5일제가 우리 생활에 정착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지금은 5일만 일하고 주말에는 쉬는 것이 보편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주말까지 일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주 5일제를 시행하고 라이프 스타일에 많은 변화가 왔다고 한다. 여행도 다니고, 각종 취미생활도 많이 하고 그에 따른 관련 업종의 소비도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가정생활에도 변화가 생겼을까?


오히려 주말까지 독박 육아를 하게 된 가정이 많지 않을까?




화요일 화요 족구

수요일 수요 족구

금요일 야간 족구

토요일 오전 족구, 사회인 야구

일요일 새벽 야구 or 오후 야구


운동선수의 스케줄이 아니다. 연년생 아이 셋 아빠의 퇴근 후 스케줄이다.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밥 먹으면서 술도 먹는다. 운동도 주 5일, 술도 주 5일인 것이다.




한 번은 아이들이 아빠에게 가족회의를 요청했다. 주제는 '아빠의 운동 횟수'.

저녁시간에 아빠와 같이 있고 싶은데 운동을 너무 자주 가서 아이들이 아빠에게 정식으로 회의를 요청하고 합의를 하고 싶어 했다. 결과는?


주 3일은 아이들 취침 후 운동, 2일은 제시간에 나가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합의점을 찾기는 했다. 아이들이 아빠를 필요로 할 시간, 부모의 손이 필요한 시간이 길지 않으니 그 기간 동안 어느 정도는 아이들을 살피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나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반발이 보통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기다리면 자신은 너무 늙어버려서 운동을 못한다는 이유였다.


그럼 나는?

당신이 우는 아이들을 등지고 나가면, 아이들이 쏟아내는 감정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나는?

나도 나이가 들고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이런 나는?





내가 예상과는 다르게 강경하게 나오자 한 발 뒤로 물러선 신랑.


"나도 놀고 싶고 운동하고 싶은데, 참는 거야.

둘 다 그러면 아이들은 누가 봐. "


부부 사이에 정확하게 균형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느 한쪽이 조금은 희생을 하고 맞춰주어야 큰소리 나지 않고 잔잔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할 말 못 하고 가슴에 담고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화병 생기는 거지.

할 말은 하고 살자. 그리고 10년을 살면서 살펴보니 정말 몰라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도 있더라.

남편에게도 알려주자.


이래서 남편을 큰 아들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기특하게 돈도 벌어오는 큰 아들.


조금은 완화된 주 5일제 운동을 지켜주면서 엄마로 써가 아닌 여자 사람으로의 시간도 확보하고, 아이들과의 시간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오구오구, 우리 큰아들 많이 컸네.'



이제는 코로나로 운동을 못하게 되니

운동과 술 약속이 완전히 줄어들었다.

운동을 할 때는 그래도 활기찬 모습이었는데

기운이 빠진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


신랑이 말하기를 주 5일제를 외치던 그날이 그립다나.


지금 같아서는 주 5일 운동해도 좋으니

어서 코로나가 잠잠해졌으면 좋겠다.


그래, 여보. 주 5일이 아니라 주 7일도 좋으니

마음껏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곧 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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