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킨슨이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 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토머스 웬트워스 허긴슨이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보다 40년 전인 1862년 봄에 젊은 기고가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다수의 여성 작가들에게 쓴 글이 참 인상 깊었다.
19. 상처를 진정시키기 위해 상처를 이야기하기.
어떤 편집자도 좋은 원고를 거절할 여유가 없으며 어떤 작가도 안 좋은 작품을 출간할 여유가 없다. 유일한 어려움은 그 선을 긋는 일이다.
히긴슨은 단언한다.
좋은 편집자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포착할 수 있도록 눈을 단련하여 마치 박물학자처럼 비늘 하나, 깃털 하나만 보고도 한눈에 열 종의 표본 중에서 아홉 종의 표본을 구분할 수 있도록" 선을 긋는 법을 습득한 사람이다.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여 세상에 내놓는 일을 주도하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특권이다. 헨리 할포드 경에게 자신이 아시아 콜레라를 처음 발견하여 이를 대중에게 알린 최초의 인물이었다고 자랑하던 의사의 특권에 필적할 만하다.
"모든 문장이 오직 음절의 매혹으로 고동치고 설렐 수 있도록 만들어라."
위대함을 품은 구절은 명료해야 한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나는 에밀리 디킨스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몰랐고 문학가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나와 비슷한 코드를 가진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알게 되었지만 허긴스는 디킨스의 편집자였던 것 같다. 그녀의 원고를 허긴스가 검토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검토의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오히려 작가를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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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로 만들어진 방에서 안전하게 -
아침이 건드리지도 못하고-
정오가 건드리지도 못하는-
부활을 기다리는 유순한 이들이 잠들어 있다.
공단으로 된 들보 아래, 돌로 된 지붕 아래에서 -
해가 장엄하게 지나가고,
그들 위로 초승달이 뜰 때-
세계는 호를 떠내고-
창공은- 노를 젓는다-
왕관들도- 떨어지고-
총독들도 항복한다-
마치 점처럼 소리 없이
눈으로 덮인 표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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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예쁜 말들을 마치 칼날처럼 내질렀지 -
그 칼날들이 얼마나 반짝이던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을 찔렀고
혹은 뼈를 가지고 장난을 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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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부재가 마법을 무효로 만들지는 않는다.
"슬픔을 통해 우리는 천상으로 성장한다. 단순한 희망과 가장 평범한 인내심으로 슬픔을 극복하면서"
19장을 읽고 나서 그녀의 시집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그녀의 책을 만나려고 한다. 나는 밤새 그녀를 만날 일에 설레고 있었다.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은 울리고'에도 그녀가 언급이 된다고 하는데 같이 읽어봐야겠다.
네이버 지식백과
에밀리 디킨슨
에밀리 디킨슨은 19세기와 20세기의 문학적 감수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격한 개인주의자였던 그녀는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칼뱅주의 마을 애머스트에서 태어나 평생을 보냈다. 그녀는 결혼하지 않았던 데다 외부적으로는 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면적으로는 격렬한, 예사롭지 않은 삶을 살았다. 그녀는 자연을 사랑했으며 뉴잉글랜드 시골의 새, 동물, 식물, 계절의 변화 등에서 깊은 영감을 얻었다.
디킨슨은 감수성이 너무 풍부했던 나머지 말년을 은둔자로 보냈다. 그녀는 아마도 시를 쓰기 위해 은둔자가 되었는지도 모른다(그녀는 하루에 시 한 편 정도를 쓰곤 했다). 그녀는 시를 쓰는 것 이외에도 변호사이자 애머스트의 유명 인사이며 후에 연방의원이 된 아버지를 위해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디킨슨은 독서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성경,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고전 신화 관련 작품들을 꿰뚫고 있었다. 디킨슨은 당시 가장 은둔하는 문학인이었기에 이러한 책들만이 그녀의 진정한 스승이었다. 수줍음 많았고, 작품을 거의 발표하지도 않았으며, 또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던 이 시골 여성이 19세기 최고의 미국 시들을 창조해 냈다는 사실은, 그녀의 시가 재발견된 1950년대 이래 독자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디킨슨의 간결하면서 이미지즘적인 스타일은 휘트먼에 비해 더욱 현대적이며 혁신적이다. 그녀는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 결코 두 단어를 사용하는 일이 없었고, 거의 속담처럼 응축된 스타일로 추상적인 사고와 구체적인 사물을 결합했다. 그녀의 수작들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다수의 시들은 현시대의 감수성을 조롱하고 있고, 어떤 시들은 심지어 이교도적이기까지 하다. 그녀는 때로 놀라울 정도로 실존적인 깨달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포처럼 마음의 어둡고 감추어진 부분을 탐구하면서 죽음과 무덤을 극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꽃과 벌 같은 단순한 사물들도 찬미했다. 그녀의 시는 대단한 지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간에 갇힌 인간 의식의 한계에 대한 고통스러운 역설을 일깨우고 있다. 그녀는 뛰어난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녀가 다루는 주제의 범위와 묘사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다. 그녀의 시의 제목은 일반적으로 토머스 H. 존슨이 1955년 표준판에서 할당한 번호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시는 불규칙한 대문자와 대시(dash, ─ )로 북적댄다.
소로처럼 불순응주의자였던 그녀는 단어와 문구의 의미를 뒤엎으며 역설법의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다음은 그녀의 시 435번이다.
구별할 줄 아는 눈으로 보면, 깊은 광기는
가장 신성한 감각이다.
깊은 감각은 순전한 광기일 뿐이다.
항상 그렇듯이 여기에서 우세한 것은
다수이다.
동의하면 당신은 제정신이다.
반대하면 당신은 즉각 위험한 존재가 되어
쇠사슬을 차게 된다.
그녀의 재치는 야망과 공인으로서의 삶을 조롱한 288번 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전 무명인입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당신도 무명인인가요?
그럼 우린 같은 처지인가요?
입 다물고 있어요, 사람들이 소문낼지 모르니까 ─ 아시다시피.
정말 끔찍해요, 유명인이 된다는 건
정말 요란해요, 개구리처럼
긴긴 6월에 존경심 가득한 늪을 향해
개골개골 제 이름 외쳐대니.
디킨슨의 시 1,775편은 비평가들을 계속 자극하는데, 비평가들은 그녀의 시에 대해 대개 의견을 서로 달리한다. 어떤 비평가는 그녀의 신비로운 면을 강조하고 어떤 비평가는 자연에 대한 그녀의 감수성을 강조한다. 많은 비평가는 그녀의 독특하고 이국적인 호소력에 주목한다. 현대 비평가 R. P. 블랙머는 디킨슨의 시가 때로 "고양이 한 마리가 영어를 말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하게 느껴진다고 논평했다. 디킨슨의 깨끗하고 투명하며 섬세하게 조각된 시들은 미국 문학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동시에 도전적인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