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긍정적/부정적 발현

by 김수빈

MBTI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성격의 통합이라고 한다.
내 주기능을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기능을 좀 더 분화시키고
열등기능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상담공부를 하면서 나는 내 성격에 대해 I'm not OK. 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전엔 오히려 내가 낸데(i'm ok. you're not ok.)였다.
내가 다 옳고 내가 정답이고 내가 진리고 내 말이 법이고 내가 괜찮으면 그만 이었다.
그런 내 성격에 상담심리라는 학문을 접하고 나니 아니 웬걸. 내 성격이 그냥 쓰레기 같아 보이는 거다.

특히 상담사가 되기 위해 상담을 공부하고 있는데 상담사의 자질로 언급되는 공감, 경청, 자기성찰, 배려, 지지 등등등 나랑 완전 반대되는 성향의 사람들이나 가질법한 것들이었다.

공감은 커녕 옳고 그름만 따져대는 논리적, 합리적, 이성적인 사람이었고
경청은 커녕 내 말하기 바쁘고, 내 속에 있는걸 다 꺼내어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자기성찰은 무슨, 내가 최고고 내가 법이라는데 날 성찰할 필요도 없었고 오히려 타인에게 나를 관철 시켰다.
배려나 지지는 뭐 두말 할것도 없었다. 내가 내였으니까.

이런 내 특성들이 상담사의 자질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별개의 것이라 여겨져 한동안 나의 성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I'm ok에서 I'm not ok가 된 적이 있었다.
그렇게 내 성격을 버리고 반대의 성격을 취하려 노력했고 그런 반대의 모습으로 타인과 이야기하려다보니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하고 버퍼링에 걸렸다. 내가 흔히 선호하는 것들과 반대의 것들을 사용하려니 시간도, 노력도, 신경도 많이 쓰였지만, 또 결과는 엉망이었다.
mbti 강의에서 하신 말씀처럼,
마치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쓴 것과 같이 노력, 시간, 신경을 많이 쓰지만 결과는 꼭 좋지만은 않다는..

그렇게 상담을 이어나가다 상담과정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 강점에 대해 인정하고 수용하게 되면서 부자연스러움과 불편함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게 주기능을 조금 더 세련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갈고 닦아가고 있고, 타인을 대할때 조금은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만한 방향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타인에게 잘 다가가고, 사교적이고, 리더쉽과 체계적으로 학업을 처리하는 등의 모습으로 만족할 만한 사회적 기능을 하게 된 것 같다.

허나 육아에서는 여전히 나의 주기능의 부정적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여과없이 나타내고 있다.
하긴, 육아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극단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열등기능이 표출된다고 하니까.
나의 열등기능인 F가 짜증과 같은 감정적인 방향으로 표출이 되고 있는 것이 었다.

내 맘같지 않은 또 하나의 미성숙한 아이의 자아,
아직 성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인 아이의 자아,
게다가 그러한 자아와 매우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서 나는 나의 주기능을 긍정적인 방향이 아닌,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표출시키곤 했다.

명령, 지시, 통제, 논리, 이성, 감정배제, 효율성, 계획적(시간강박), 옳고 그름, 잣대, 내 기준, 평가, 판단 등등등

그러면서 반대되는 INFP의 기능들은 다 배제되어 I의 자기내면으로의 에너지 전환도 시키지 못해 모든 것을 분출하고,
N의 숲을 보는 관점을 취하지 못해 사소한 것에 목숨걸고,
F의 감정을 놓쳐서 아이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P의 받아들임을 하지 못해 수용하기보다는 아이를 평가하고 판단했다.

상담공부를 하며 나는 INFP의 특성들이 상당히 탐났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러움.
특히 상담사의 모습과 가장 근접하다 여겨졌던 유형이라 특히나 INFP의 모습만을 갖추고 싶어 되도 안한 연기를 일삼기도 했던것 같다. (그리고는 남의 옷을 입은 듯 굉장히 불편하고 어색했다.)

이번 MBTI 워크샵에서 ESTJ의 반대되는 INFP의 발표가 있었다. 그들의 발표를 듣고서 강사님은 반대특성인 ESTJ의 느낌을 피드백 달라셨고, 미안하지만 내가 든 생각은
뜬구름 잡는다, 뭔 소리야, 답답하다, 근거가 뭔데 라는 갑갑함만 잔뜩 느꼈다.

나는 그들과 같아지길 바랐지만
정작 내가 바라본 INFP에 대한 느낌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물론 나의 기준에서 나의 잣대인거지, 실제 그들이 그렇다는건 아니다. 내 시선임)

그리고 느낀건 모든 성격에는 장단점은 없다.
옳고 그름도 없고, 그냥 성격이 그러한 거다.
그리고 내 성격 역시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강점으로도, 혹은 약점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을 얼마나 잘 조리하느냐, 잘 다루느냐에 따라 매력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와 반대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여지도 충분하고 말이다.

좀 더 내 성격을 잘 다듬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반대되는 열등 기능의 사용도 활성화 시켜서 성격의 모든 측면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나도 괜찮고, 너도 괜찮은 그런거 말이다.
I'm ok. you're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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