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은 어떻게 잘 나가는 브랜드가 되었을까?
지난 주 편지에서는 브랜드의 생존이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으며, 브랜딩은 그 선택의 이유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본질적인 활동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차별화’란 결국 시장의 수많은 브랜드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선택받을 수 있는 이유라는 뜻이었죠. 그래서 글의 마지막에는,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택하는지 스스로 돌아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나는 어떤 유형의 소비자이고, 또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를 고르고 있을지, 생각해보셨나요?
이처럼 소비자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제품 중 내 브랜드를 고른다는 것은 곧 다른 제품을 포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품질, 디자인, 가격, 서비스 같은 제품의 기본적인 요소를 당연히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들이라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계실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제품을 잘 만들었다면 그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으로 예시를 들어 이야기 해볼게요.
많은 사람들이 성심당을 방문하기 위해 일부러 대전 여행을 계획하곤 합니다. (저도 성심당만을 위해 대전에 간 적이 있답니다.. 후후) 이 곳에 방문한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곤 합니다. 딸기시루나 튀김소보로, 명란 바게트 등 빵 맛을 보고 “역시 찾아올 만하네”라며 감탄하는 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평범한데?”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죠.
사실 맛만 두고 본다면 전국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다른 빵집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동네에 더 맛있는 빵집이 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성심당은 무언가 특별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바로 오랜 시간 빵과 함께 쌓아온 평판 때문입니다.
SNS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훨씬 전부터 성심당은 이미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1956년 개업 이후 줄곧 당일 생산·당일 판매 원칙을 지켜 아침마다 갓 구운 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고, 결혼식 답례빵이나 명절 선물로도 자주 선택되며 꾸준히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 “합리적인 가격대의 믿을 수 있는 빵집”이라는 평판이 쌓였고, 여기에 튀김소보로나 부추빵처럼 개성 있는 아이템이 더해지며 지역민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브랜드가 되었어요.
그리고 이 평판은 곧 대전을 넘어 외지인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딸기시루 케이크가 화제가 되면서 “대전에 가야만 맛볼 수 있다”, “줄을 서도 기다릴 만하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갔고, 성심당은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대전을 대표하는 경험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성심당처럼 각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다는 점입니다.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주변에 입소문을 내어 좋은 평판을 쌓아준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스몰 브랜드가 할 일은 단순합니다. 현재 고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 가지 강점을 분명히 하고, 다른 고객들도 그 가치를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강조하는 것. 그리고 그 강점이 경험과 입소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좋은 제품으로 관계의 시작을 만들고, 그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들며 평판을 쌓을 때 브랜드는 크기에 상관없이 충분한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브랜드란 결국 좋은 제품과 평판의 합입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가 합쳐지는 순간, 작은 브랜드도 누구보다 강력한 브랜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우리 브랜드가 어떤 평판을 쌓아가고 있는지 직접 점검해보면 어떨까요? 아래에 간단한 실습을 남겨두었으니, 메모장에 옮겨 적으며 채워보세요. 작은 기록이 모여 브랜드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 한 줄 요약
: 브랜드란 제품과 평판의 합을 의미한다. 둘 중 하나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