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남긴 말

by 경완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새 겨울이 와버린

이 눈 깜짝할 사이

나는

조용히 홀로 있었어요.


날 기억해 줄래요?

나도 거기 있었음을

나도 찬란한 가을 한가운데

추운 겨울 한가운데

그저 홀로 머물러 있었음을


나도 좀 봐줄래요?

나로 인해

생명들이 겨울나기 준비하죠

나는 가을도 겨울도 아니지만

내가 없으면 다들 힘들 거예요.


나도 한껏 느껴줄래요?

죽은 생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위한

짧은 기다림의 시간을요.


나는 그저 쓸쓸히 여기 있어요.

따뜻한 눈 내리기 전까지

나를 좋아해 주세요.

가을 끝과 겨울 시작 사이

아주 짧은 이 시간 동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