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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북 Apr 16. 2021

천사들의 합창 히메나 선생님이 <작은 아씨들>에도 있다

<작은 아씨들 컴플리트 시리즈>

무더위도 숨 막히는데 다시 창궐하는 코로나 때문에
우리의 마음도 마스크를 쓴 듯 답답하고 심란해집니다.
안정과 평화가 필요할 때 여러분은 무얼 하시나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밝아지는 장면 중 하나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기 힘든 요즘이니,
브라운관에서 우리를 미소 짓게 할 꼬마 친구들 이야기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라면 어린 시절 한 번쯤은 TV에서 봤을 천사들의 합창’.
기억하시나요?
 90년대에 정말 인기 많았던 어린이 드라마였죠.
(원제는 ‘어린이들의 회전목마(Carrusel De Ninos)’ 멕시코 드라마라고 하네요.)
 


다양한 인종이 섞인 한 국제학교에서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모여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이 귀여운 아이들이 하늘색 교복을 입고
계단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대화를 나누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데요.


"너무 낭만적이야~"



깜찍하지만 얄미운 깍쟁이 마리아, 마리아를 짝사랑하는 키릴로,
간식을 먹으며 말끝마다 “낭만적이야~”라고 감탄하던 라우라,
조용하고 어른스러운 카르멘,
통통한 다혈질 소년 하이메,
익살스러운 수다쟁이 발레리아….
 
 

각자 다른 환경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인 만큼, 갈등을 일으키며 싸우기도 합니다.
어린아이들의 다툼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종차별과 빈부격차로 인한 부조리가 깔려 있죠.
때로는 어린이들의 세계가 더 가혹합니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의 모순이 포장할 줄 모르는 모습으로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요.

이렇게 비뚤어지고, 꺾인 새싹들을 보듬어주는 존재가 바로 히메나 선생님이었습니다. 
천사 같은 미소와 다정다감한 마음씨로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 
‘천사들의 합창’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미소의 주인공이죠.



히메나 선생님은 아이들을 다그치고 혼내기보다는,
햇볕처럼 따뜻한 사랑으로 아픔이 있는 아이들을 감싸고 위로합니다.
이 드라마를 본 어린이라면 이 선생님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그리운 그런 따뜻한 드라마가 고전 소설 속에도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작은 아씨들에 말이죠.
작은 아씨들은 메그가 결혼하고 끝난 이야기 아니냐고요?
천사들의 합창과 어디가 비슷하냐고요?



흔히 우리가 아는 작은 아씨들은 고작 1부일 뿐입니다.
이 유명한 고전 명작은 원래 4부작 시리즈랍니다.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이 1868년에 쓴 『작은 아씨들』 1,2부가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
독자들은 그 후의 이야기를 궁금해했는데요, 1871년에 3부가 《Little Men》,
1883년에 4부가 《Jo's Boys》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습니다.
후속작들도 당시에 베스트셀러였음은 물론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마지막에 조가 플럼필드 학교를 세운 것까지는 알고 계실 겁니다. 
그게 2부까지의 내용이고, 그 이후 더 풍성한 이야기가 3부와 4부에 걸쳐 펼쳐지죠.



여기에서 우리의 주인공 조가 히메나 선생님처럼 이상적인 선생님으로 등장합니다.


조는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먹구름이 낄 때 항상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의 희망과 계획이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어른들은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었다.
-작은 아씨들 3,4부 합본 《조의 아이들》 중에서-

부모를 여의고 길거리를 떠돌던 아이, 거칠고 반항적인 아이, 욕심 많은 아이,
장난 심한 말썽꾸러기에 말괄량이 소녀까지.
천사들의 합창처럼 개성 넘치는 아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들은 지루할 틈 없이 재밌고 웃기고,
때로는 뭉클합니다.
 

“전 엄마가 없어요.” 댄이 말했다.
“지금은 네게도 엄마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조는 댄의 달아오른 이마 위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작은 아씨들 3,4부 합본 《조의 아이들》 중에서-


조는 특히 불운을 겪은 아이들을 정성스럽게 보살피고 사랑을 쏟아줍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주지요.

조는 플럼필드 학교에서는 토요일마다 베개 싸움을 할 수 있고, 벌레를 잡으러 들판을 마구 뛰어다녀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책에 있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립심, 자제력과 용기, 정의로운 마음이라고 강조하죠.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하는 
조의 모습은 그녀의 어머니인 마치 부인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그녀답게, 똘똘하고 당찬 여자아이들에게는 결혼이 답이 아니라며
스스로 자신들의 길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3,4부에는 어린 시절의 조와 꼭 닮은 여자아이도 등장한답니다.)
 
끝까지 철들지 않겠다던 조는 어떤 어른이 되어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까요? 
메그와 에이미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플럼필드 학교’라는 작은 세상에서 장난꾸러기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따뜻한 이야기,작은 아씨들 네 자매만큼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아이들의 매력에 빠질 준비 되셨나요?


  나 개인에게는 어릴 적 너무나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완결판을
마침내 끝까지 제대로 읽게 되었다는 기쁨을 안겨주었다.
미국 원어민인 친구가
“『작은 아씨들』을 4부까지 다 읽었는데 어릴 때 1부만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읽히더라.”라며 벅찬 감동을 이야기할 때 가졌던 부러움을 드디어 해소하게 되었다.
-곽아람 기자 추천평-



150년 전부터 세대를 이어가며 세계적으로 열혈 팬들을 끊임없이 탄생시킨 작품을 제대로 만나볼 기회. 『 작은 아씨들』 독자라면완결편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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