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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의 성분 / 권선애

by 권선애

링크의 성분


권선애



밑줄을 갉아먹는데 새 이빨이 나왔다


비린 손 어두운 손 편식하지 않아서


진하게 건드릴 때는 손톱에 살이 찐다


오늘을 생략한 채로 미래로 옮겨가면


가상의 얼굴들은 손끝에서 은밀해져


때 없이 닿기만 해도 웃음이 진해진다


나에게로 돌아오는 감정을 찾지 못해


맨몸으로 건너가 차가워진 목록들


눈 코 입 사라지는데 감촉만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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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중앙일보》중앙신춘시조상 등단, 2013년 《포엠포엠》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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