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동물원 / 권선애

by 권선애

의자 동물원


권선애



누구를 받드는 건 다리가 자꾸 꼬여


등 뒤에 날개 달고 진화를 하는 동안


빈자리 오래될수록

내 안에 내가 갇혀요


맘대로 자라던 곳 초원을 기억하나요

네발로 걷다가 굳어버린 동물인가요

같은 곳 바라볼 때는 뛰는 걸 상상하나요


깔보는 날 많아서 깔고 앉는 버릇들


순한 짐승 화나면 엄청 무섭다는데


뻐거덕 한마디하고

한 번 더 참아냅니다



ㅡ《시와 소금》2026년 봄호

작가의 이전글불편에게로路 권선애 시조집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