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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 Oct 09. 2023

가을에는 재즈를 듣습니다

기분 좋은 생활에 필요한 리듬

이상하게도 가을만 되면 유튜브에서 재즈를 찾아 듣습니다. 재즈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라고 하면 역시 가을인 것 같습니다. 재즈에 문외한인 사람이 하는 말이니 크게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가을에 유독 찾게 되는 음악이 있으신가요?


저에게 가을에 듣는 재즈란 단순히 음악을 듣는 일이 아닙니다. 한 도시를 품는 일과 같은데요. 콕 집어 말하자면 뉴욕입니다. 그냥 재즈를 듣는 게 아니라, 뉴욕의 가을 분위기와 어울리는 재즈를 골라 듣습니다. 왜인지 가을만 되면 뉴욕에 가고 싶어지거든요. 클래식한 멋을 풍기는 브라운 빌딩과 노란 낙엽이 나뒹구는 거리, 트렌치코트를 입고 커피를 한 잔씩 들고 가는 사람들을 상상하게 됩니다. 재즈에 관해 전혀 모르지만 가을에 어울리는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이 썩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재즈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탁월한 안목으로 꾸려 놓은 플레이리스트가 잔뜩 있으니 제가 하는 일은 그저 구미가 당기는 썸네일과 제목의 영상을 고르는 것뿐입니다.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브루클린 브릿지, 노을 지는 애비뉴를 걸어가는 사람들, 노란 택시와 횡단보도가 보이는 오후의 활기찬 거리... 낭만적인 풍경에 리드미컬한 재즈 한 스푼이면 평범한 일상이 한순간에 로맨틱한 영화가 됩니다.


계절이 바뀌면서 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쉬울 때는 좋아하는 도시를 하나 품어 봅시다. 정확히는 그 도시의 리듬을 함께 일상에 들여 보는 것입니다. 뉴욕에 어울리는 재즈를 들으며 맨해튼에 출근하는 듯한 기분을 상상하거나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는 것마냥 동네의 공원을 걸어 보고 산뜻한 걸음으로 집 앞 카페에 가 봅니다. 파리에서 들을 법한 샹송을 들으며 거리의 꽃집에 들러 기분 전환할 겸 집에 장식할 꽃을 한 다발 사 올 수도 있겠지요. 도쿄의 번화가에 어울리는 시티팝을 들으며 퇴근길 드라이브는 어떤가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오며 바뀌는 것은 날씨뿐이 아닙니다. 계절의 변화를 파도 삼아 나의 일상의 리듬도 한 바퀴 색다르게 바꿔 보세요. 가을을 탄다는 것은 나의 리듬을 딱 한끗 감미롭게 바꿔 기분 좋은 생활을 만끽하는 마음입니다.


다시 뉴욕에 어울리는 재즈 얘기로 돌아와, 한 가지만 추천한다면 단연 이 음악  ‘Autumn in New York'을 소개합니다. 너무도 유명한 곡이라 첫 소절을 들으면 바로 아실 테지요. 이름 있는 가수들이 편곡해 부른 버전도 셀 수 없이 많으니까요. 요즘은 한창 이 음악을 들으며 책도 읽고 일기를 씁니다. 여러분은 가을에 어떤 음악에 푹 빠져 있나요? 만일 재즈를 좋아하신다면 한 곡 추천해 주세요. 당신의 가을의 리듬도 궁금하군요!



추신. Autume in New York. Why does it seem so inviting? (뉴욕의 가을은 왜 이렇게 매력적인 걸까요)

-Autumn in New York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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