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할 땐 바르게 앉습니다

잘먹겠습니다의 자세

by 위시

저는 평상시 자세가 그리 바른 편은 아닙니다. 특히 앉아 있을 때는 더욱 자유분방한 자세가 되곤 하지요. 늘 노트북을 사용하는 탓에 어깨는 굽었고 허리는 뻣뻣하며, 다리 한쪽은 늘 꼬아버립니다. 척추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슬슬 고쳐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저도 유독 의식적으로 바르게 앉으려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식사를 할 때입니다.


밥상을 차리고 의자에 앉으면, 밥 한 숟갈 뜨기 무섭게 자세가 편할 대로 흐트러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바로 아차, 하고서 꼬았던 다리를 즉각 풀고 허리도 꼿꼿이 세웁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혼자만의 식사 시간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경건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하루 세끼 매일 같이 반복되는 행위인지라 때때로 경시하기 쉽지만, 생각해 보면 식사란 몸에 영양을 공급하여 오늘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하고 신성한 의식입니다. 끼니를 때우듯 다소 조촐하게 차린 밥상이라 할지라도, 한 끼를 챙겨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히 여기고자 합니다.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식사를 할 때 조금은 경건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식적인 마음이 없다면 자세도 금방 흐트러지고, 행여 누군가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도 무심코 게걸스러운 모습이 튀어나올지도 모를 테지요.


따라서 밥을 먹을 땐 식탁 위에 차려진 오밀조밀한 세계에 감사를 전하는 마음을 태도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두 발을 가지런히 바닥에 내려놓고 허리는 의자 등받이에 곧게 기대고 어깨는 편안히 연 채, 되도록 소리 내지 않고 점잖게 식사를 하려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혼자 식사를 할 때도 이런 습관이 길러져 있으면, 나중에 누군가와 함께하는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더라도 긴장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예의 바르게 식사할 수 있겠지요.


무엇보다 저절로 자세를 바르게 고쳐 잡고 싶어지는 정갈한 밥상을 준비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반찬을 뚜껑만 열어 늘어놓기보다, 예쁜 그릇에 옮겨 담아 제대로 플레이팅하고 숟가락과 젓가락의 짝을 맞추어 놓는 작은 수고로움이 하루 세 번의 식사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혼자 하는 식사라도, 소박한 밥상이라도, 아무쪼록 하루 세 번 정도는 나를 대접하는 귀한 마음으로 식사하도록 합시다.


그럼 오늘 하루도, 잘 먹겠습니다.




<오늘의 기본> 2023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본은 늘 중요합니다. 오늘의 중심을 지키는 나다운 질서가 되어 줍니다.

일상 속에서 문득 느꼈던 소소한 깨달음과 교훈, 생활의 규칙과 태도 등 삶을 더욱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마인드(Lifemind)'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본의 작가 마쓰우라 야타로 씨가 일상에서 느꼈던 생활의 힌트들을 틈틈이 기록한 <생활의 수첩>에서 영감을 받아 연재하는 시리즈입니다. 우리 함께 나다운 기본을 찾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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