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충분했던 계절

by 또록




내게는 뜨겁게 타올랐던 가을과

유난히 차갑게 식어버린 가을이 차례로 지나갔다.

그리고 이렇게 또 다른 온도를 품은 겨울이 찾아왔다.

올해 겨울은 내게 어떤 온도로 기억될까..?



윗 지방에는 첫눈이 왔다던데,

내가 사는 곳은 영 소식이 없다.

눈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늦도록 단풍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올 가을은 유난히 뜨겁게 붉고,

찬란하게 노란빛을 냈던 한 해였다.

굳이 단풍구경을 가지 않아도

내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놀랍도록 예뻤다.



산책길, 슈퍼 가는 길,

공방과 도서관으로 향하는 골목들,

동네의 작은 공원들까지-



심지어 정체된 도로 위의 차 안에서 바라본 가로수도

눈에 담고도 아쉬워서 보고

또 보게 되는 그런 가을이었다.



올 가을이 너무 예뻐,

내년의 가을도 살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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