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2025.12.17.
사랑이에 이끌려 숲 속을 헤맸다.
잎이 바스러진 공원에는
나무들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리드줄을 끌어당기는 사랑이는 힘이 세다.
길로는 가지 않고 자꾸 나무 사이를 헤맨다.
어느 나무에 영역표시를 한다고 멈추었는데
무심결에 고개를 들었다.
가지 끝에 무언가가 나와 있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잠시 망설여진다.
봉긋봉긋 아니 아니,
몽실몽실도 아니고
겨울 외투 속에 숨겨 둔
작은 심장 같았다.
봄이면 하얗게 피는 목련화 나무에
꽃눈이 생겼다.
솜털로 감싼 채
차가운 공기를 견디며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을
말없이 준비하는 얼굴.
겨울인가 싶은데
그 안에서는 이미
봄이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말보다 먼저
시간을 알아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