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즐기기

서툰 고백

by 복덕


2025.12.14.


아이들과 남편한테 갔다.
밖에서 점심도 먹고, 커피숍에도 가고
그렇게 일상을 즐기러 갔다.

그저 밥 한 끼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는 일인데도,
요즘은 그것이 작은 나들이가 된다.

남편도 은근히 좋은지
나와 있으라는 데서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보이는 남편, 또 옷을 얇게 입었다.
왜 사준 패딩을 안 입냐고 한 소리했다.
내 말은 도통 안 들으려
딴청을 피운다.

괜히 투덜거렸지만
사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반가웠다.


남편은 손녀한테 묻는다.
할아버지 집에 언제 갔느냐고.


손녀는 어리둥절하게 반문한다.
“병원에요.”


할아버지 집이 병원인 줄 안다.
모두들 웃는다.

아이에게는 병원이
할아버지를 만나는 곳으로 기억된 모양이다.
웃음이 나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찡했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뭐라도 사주고 싶다.
일요일이라 예쁜 가게가 문을 닫았다.
다이소라도 가서 사주고 싶었다.

다이소에서
인형도 사고, 스티커도 몇 개 샀다.


값비싼 것도 아닌데
손녀는 그것을 꼭 보물처럼 들고 다녔다.
그 모습을 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슬며시 웃음이 번졌다.


특별한 날도 아니었고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손녀에게 작은 인형 하나 사준 하루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이런 날들이
나중에는 다 그리운 날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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