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서툰 고백

by 복덕


2025.12.16.


김장철이 되었다.

해마다

우리 김치 맛 좀 봐라.

하며

이 집, 저 집 김치를 얻어먹었다.


올해는 그런 김장 김치가 없었다.

알 배추를 사다 즉석 김치를 담았다.

싱싱한 생굴이 빠진 자리에

허전함이 먼저 들어왔다.

김장 김치는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을 떠올렸다.


파를 사 왔다.

길고 마른 시간처럼

한 줄 한 줄

씻어낸다.


흙과 묵은 생각을 같이

양념을 고루 섞어

차곡차곡 서두르지 않고

접어 담긴 파김치


배추처럼 큰소리 내지 않고

혼자서도 밥상을 지킨다.

올해 김장은 없었지만


파김치 하나로

겨울은

조용히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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