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구경

서툰 고백

by 복덕


전화가 왔다.

사랑이 산책시키라고,

어련히 알아서 하련만,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는 것처럼


공원으로 나갔다.

바람결이 지나갔는지

낙엽이 흩뿌려져 있었다.

또 낙엽 비가 내렸나 보다.


공원 입구 화단에는

가을 국화가 조용히 피어올랐다.

노랑꽃은 햇살처럼 환했고

보라꽃은 그늘처럼 고요했다.

서로 다른 빛깔이지만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얼굴을 맞댄 채

한 계절을 함께 피워내고 있었다.


꽃 앞에는

나이 드신 부부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오래 묵힌 시간의 향기가

국화 향처럼 은근히 퍼져 있었다.


꽃구경은

사실 그 부부의 눈빛 속에 더 깊이 있었다.

꽃보다 더 고운,

서로를 바라보는 작은 떨림이

가을의 한 귀퉁이를 환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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