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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Jul 19. 2022

엄격히 선정한 달콤한 멜로디의 팝송 vol.2


필 콜린스


저번에 달콤한 멜로디의 팝송을 선정해 올렸는데 독자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내심 기뻤다. 마치 라디오 방송의 디제이처럼 좋은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기쁨을 알 것 같다. 주로 올드 팝송 위주로 전해드리다 보니 좋았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노래를 즐기신 분들도 많은 것 같다. 특정한 기억과 음악이 결합되어 있는 경우 그 음악만 들어도 그 당시의 기억은 자동으로 소환된다. 



추억은 아름답게 채색되기 마련이나 특히 학창 시절에 듣던, 또는 오빠나 형, 누나나 언니가 듣던 팝송을 어깨 너머로 들으며 아름다운 선율에 반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지금 이 시간은 특별한 분위기를 띤다. 음악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고 아름답다. 삶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니 말이다. 



'비긴 어게인'이라는 음악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마크 러팔로가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로 여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이어폰을 씌어주며 '이런 평범함도 갑자기 진주처럼 빛나거든. 이게 음악이야'라는 대사를 한다. 조금 전까지 함께 바라보던 평범한 거리가 음악과 함께 하니 특별하고 아름다운 장면으로 보인다. 이것이 음악의 마법이다.



대학교 학창 시절 나도 나의 힘든 일상을 음악의 마법으로 채색하려 항상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캠퍼스를 돌아다녔다. 덕분에 학우들이 나를 불러도 대답 없이 걸어가는 무심한 인간으로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 지치고 힘든 인생에서 항상 동반자가 되어준 아름다운 음악들을 여러분께 소개하는 이 시간이 나도 매우 즐겁다. 



오늘 첫 번째 곡은 필 콜린스의 'Against all odds(가능성이 희박한)'. 머라이어 캐리와 휘성도 리메이크한 명곡이다. 그룹 제네시스의 드러머이자 보컬인 필 콜린스가 작사 작곡한 노래인데 요즘 젊은 분들은 필 콜린스를 모를 것이다. 오히려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주인공인 릴리 콜린스의 아버지라고 말하면 '아하' 하실지도. 



그리고 사실 'against all odds'는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이 노래에서는 가사의 내용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You coming back to me is against all odds. It's the chance I've got to take(당신이 나에게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죠. 하지만 그것도 저는 운명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odds가 역경도 되지만 가능성이란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떠나가는 연인을 붙잡고 싶어 자신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봐달라며 매달리는 남자의 절절한 심정이 가사에 녹아 있다. 서양인들도 예전에는 이별에 그리 쿨하지 못했나 보다. 



'So take a look at me now. There's just an empty space. There's nothing left to remind me. Just memory of your face. (이제 저를 봐주세요. 공허밖에 남지 않았어요. 나에게 당신을 상기시켜 줄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단지 당신의 얼굴에 대한 기억밖에 없죠.)



'I wish I could just make you turn around, turn around and see me cry. There's so much I need to say to you, so many reasons why. You're the only one who really knew me at all(당신을 뒤돌아서게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뒤돌아서 내가 울고 있는 것을 보도록. 당신에게 해야 할 말들이, 나를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너무 많아요. 나를 조금이라도 정말로 이해하는 사람은 당신 밖에 없어요)'


https://youtu.be/wuvtoyVi7vY




다음은 심오한 가사의 아름다운 곡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old and wise(늙고 현명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폭 두목으로 나오는 천호진이 노래방에서 조폭으로는 어울리지 않게 이 노래를 불러 많이 알려졌다. 사실 팝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곡으로 유명한 곡이었지만.



'Oh when I'm old and wise, bitter words mean little to me. Autumn winds will blow right thorough me (오 내가 늙고 현명해졌을 때 가혹한 말은 나에게 의미가 거의 없을 거예요. 가을바람은 저를 통과해 불어갈 겁니다.' 노자나 장자가 말하는 무위자연의 경지가 느껴진다.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걸림이 없이 자유로운 경지를 노래하고 있다.



'Someday in the mist of time when they asked me it I knew you, I'd smile and you were a friend of mine (시간의 안갯속에 언젠가 그들이 나에게 당신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미소 짓고 당신은 나의 친구라고 말할 겁니다).'


https://youtu.be/-4HI1_LTWIk


 다음은 보즈 스켁스의 'We're all alone(우리 밖에 없어요)' 이 노래 제목을 '우리는 모두 혼자에요'로 해석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제목만 보면 그렇게 해석할 여지도 있겠지만 가사의 흐름상 이제 우리 둘 밖에 없으니 안심하고 사랑을 나누자는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는 것으로 상상하자는 내용이 함정.



'Close your eyes and dream and you can be with me(눈을 감고 꿈을 꾸어요. 그러면 당신은 저와 함께 있을 수 있어요).'



'Close the window, calm a light and it will be all right. No need to bother now. Let it out. Let it all begin. All's forgotten now. We're all alone, oh oh all alone (창문을 닫아요. 불빛을 낮추고요. 괜찮을 거예요. 이제 애쓸 필요 없어요. 마음을 여세요. 모두 시작되도록 하세요. 모든 것은 잊혀졌어요. 이제 우리 밖에 없어요. 우리뿐이에요).'



https://youtu.be/Nf4_JbtPo6c



다음은 크리스 드 버그의 'Lady in red (빨간 옷을 입은 여인)' 동명의 영화 주제곡인 감미로운 곡이다. 한때 이 노래를 아내에게 불러 준 적이 있는데 이 노래를 무척 좋아했다. 



'I've never seen you looking so lovely as you did tonight. I've never seen you shine so bright (나는 당신이 오늘 밤처럼 사랑스럽게 보인 적이 없어요. 그렇게 당신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And I hardly know this beauty by my side. I'll never forget the way you look tonight(나는 이런 미인이 내 곁에 있다는 것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당신의 오늘 밤 모습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



https://youtu.be/T9Jcs45GhxU



다음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고 혼자 우기지만 사랑에 빠진 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노래. 10 CC의 'I'm not in love(난 사랑에 빠지지 않았어요)' 소년 같은 가사에 신선한 노래 분위기가 사랑에 빠져 설레지만 왠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새침 떼는 소년이 그려져서 미소가 나는 노래다. 



'If I call you, don't make a fuss. Don't tell your friends about the two of us (제가 혹시 전화해도 호들갑 떨지 말아요. 친구들에게도 우리 둘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세요). 이렇게 큰소리치지만, 'I like to see you, but then again, that doesn't mean you mean that much to me(나는 당신을 보고 싶어요. 하지만 그것이 당신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는 건 아니에요)'라며 자신의 본심을 은근슬쩍 흘린다.



중간에 여성이 속삭이는 소리로 'Be poised and quiet(침착하고 조용히 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소년의 연모의 대상인 여성이 가식을 떨고 있는 소년에게 하는 말일까? 아니면 소년의 마음을 대신해서 다른 여성이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 하는 말일까?



팝송이든 가요든 예전 노래들이 가사가 좀 더 시적이거나 은근한 멋이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가사들이 다소 직설적이라 가사를 음미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고나 할까..



https://youtu.be/STugQ0X1NoI



마지막으로 프로콜 하럼의 'A white shade of pale(하얗게 질린 창백한 얼굴)'이다. 노래의 선율은 무척 아름다우나 가사는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마약에 취해서 쓴 가사라는 속설도 있다. 뭐 어쨌든 선율은 기막히게 좋으니 가사는 실지 않고 노래만 링크를 걸어둔다. 


https://youtu.be/zLi0gguAO9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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