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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Aug 07. 2022

잊혀진 자들의 전쟁-15. 한강대교 전투 2  

그러나 그때 하늘에서 수많은 화살이 날아오며 렙타일 친위대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코븐의 태평양 지부 마녀들 수십 명이 공중에 나타나 지원사격을 시작한 것이다. 몇몇 마녀들 역시 라피에르를 빼어들고 지상으로 내려와 친위대와 싸우기 시작했다. 빈스도 회색의 늑대 크루거를 풀어 놓았고 나균도 미간의 차크라에서 암갈색의 두 마리의 늑대를 토해내고 친위대에게 돌진시켰다. 한강대교는 순식간에 거대한 전장으로 변했고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었다. 



브루노는 두 명의 버서커와 맞서기가 힘겨웠다. 버서커로부터의 타격을 몇 번 허용하여 다리가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때 군인들이 다리 건너편에 도착했다. 중무장한 탱크 2대가 천천히 접근하고 군용트럭에서 군인들이 일제히 내려 조준 사격을 시작했다. 이때 브루노와 싸우던 버서커 한 명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탱크로 날아가서 주먹으로 탱크의 상부 철판을 내리쳤다. 



탱크의 육중한 강철판이 푹 꺼졌다. 또 다른 탱크의 포신이 버서커를 향하자 버서커는 포신을 두 손으로 잡고 휘어버렸다. 그리고 버서커는 연이은 타격으로 탱크 2대를 그 자리에서 고철로 만들어 버렸다. 렙타일 친위대는 군인들의 집중 사격을 방패로 막아내며 검으로 군인들을 간단히 제압해버렸다. 나균 일행은 군인들을 도우려 했으나 나균 일행 역시 적으로 보고 군인들이 무차별적으로 발포를 하여 접근하기 힘들었다. 



잠시 후 전투 헬기 3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헬기는 무차별적으로 기관포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버서커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주먹으로 헬기 옆면을 강타했다. 그리고 뚫린 구멍으로 헬기의 엔진 부위를 손으로 잡아 뜯어내고 다시 다리 위로 뛰어내렸다. 헬기는 그대로 검은 연기와 함께 한강으로 추락했다. 



또 다른 헬기가 치열한 검격으로 접전을 버리고 있는 빈스와 제이슨에게 기관포 세례를 퍼부었다. 빈스는 급히 몸을 피했으나 제이슨은 날아올라 검으로 헬기의 꼬리 부분을 베었다. 그러자 헬기는 꼬리가 잘려 나가 중심을 잃고 빙빙 돌더니 역시 한강으로 추락했다. 나머지 헬기는 급히 현장을 떠나려 했으나 버서커가 뒤집어진 경찰차를 들어 올리더니 헬기를 향해 던져버렸다. 경찰차와 충돌한 헬기 역시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한강으로 추락했다. 초인들의 싸움에서 인간이 설자리는 별로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 순간 버서커 한 명의 팔이 갑자기 뒤로 꺾였다. 그리고 버서커의 육중한 거구가 저 멀리 던져져 날아갔다. 버서커라는 막강한 완력의 괴물을 집어던진 자는 누구일까? 



바로 지훈이었다. 임원장의 아들로 죽음의 골짜기에서 살아 돌아온 지훈은 엄청난 괴력을 가진 초인이 되어 있었다. 혜수의 에너지가 지훈을 초인으로 만든 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죽음의 신은 생으로 돌아가는 지훈을 빈손으로 보내지 않은 건 확실하다.



“저를 살려주신 혜수 씨가 위험에 처한 것 같아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어느새 방송사의 헬기가 떠서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고 방송을 보고 있었던 지훈은 혜수를 발견하고 달려온 것이었다. 지훈의 아버지인 임원장은 지훈이 깨어난 후 은인인 혜수에게 은혜를 꼭 갚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리고 그 당부는 지훈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멀리 날아갔던 버서커가 돌아와 다시 지훈에게 달려들었다. 여러 사람의 몸의 조각들을 기워서 만들어진 몸이지만 지훈의 힘은 대단했다. 괴력으로 유명한 버서커의 안면을 몇 번 강타하여 순식간에 기절시켜 버렸다. 그리고 지훈은 친위대를 한 주먹에 한 명씩 때려눕히기 시작했다. 



늑대 인간으로 변한 브루노도 난투 끝에 남은 버서커의 목을 물어 숨통을 간신히 끊어 놓았다. 나균과 혜수, 케이트도 검으로 친위대를 차례차례 쓰러뜨리고 있었다. 


 

이때 군의 지원 병력이 도착했다. 더 많은 전투 헬기와 탱크, 군인들이 몰려왔다. 하늘에는 전투기 2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행하고 있었다.



그 순간 한강을 가르며 거대한 빨판이 달린 촉수가 물속에서 여러 개 튀어나왔다. 그리고 헬기들을 휘감고 한강으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또 다른 촉수들이 튀어나와 군인들을 쓸어서 한강으로 밀어 넣었다. 한강물이 분수처럼 위로 치솟더니 거대한 문어처럼 생긴 괴물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괴물 머리 위에는 긴 수염을 하고 마치 마법사 같은 복장을 한 노인이 서 있었다. 노인의 표정은 근엄했고 눈에는 불꽃이 이는 듯했다. 군의 탱크들이 괴물을 향해 일제히 발포했다. 하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고 괴물의 촉수에 감겨 한강 물 안으로 간단히 던져 넣어졌다. 촉수의 힘이 어찌나 강한지 탱크의 두꺼운 강철판도 휴지처럼 쉽게 구겨졌다.


 

케이트가 외쳤다. “저건 혹시 크라켄인가?”



아비가일이 대답했다. 



“아마도 그럴 거예요. 전설이 묘사하는 모습 그대로네요. 그리고 크라켄을 조종하고 있는 노인은 아마 대마법사 멀린일 겁니다. 멀린이 우리 종족과 손잡고 이번 전쟁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전설로만 알던 괴물과 인물이 함께 나타나 케이트와 아비가일은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이 교차된 표정을 지었다.



고층 아파트 몇 채를 합쳐 놓은 듯한 거대한 몸집에 비해 크라켄의 촉수는 움직임이 매우 빨랐다. 음속을 가르는 전투기 한 대가 크라켄에 접근해 기관포 공격을 하다가 촉수에 강타당하여 한강으로 추락했다. 나머지 전투기 한 대가 멀리서 크라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멀린은 손끝에서 푸른 번개를 쏘며 미사일과 전투기를 모두 격추시켰다. 군의 무기들은 멀린과 크라켄 앞에선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 



크라켄의 촉수 일부는 늑대들을 향했다. 거대한 촉수는 나균의 늑대들과 빈스의 늑대 크루거도 휘감아 조였다. 그러자 늑대들은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마녀들이 날리는 화살과 창들은 크라켄에게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다.


 

‘이건 너무 압도적인데..’



나균은 말문이 막혔다. 제이슨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이던 빈스도 물러섰다. 이제 촉수들은 나균 일행을 향해 돌진해왔다. 촉수의 속도가 너무 빠른지라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녀들도 모두 재빨리 빗자루를 타고 날아올라 후퇴했는데 그중 몇몇은 운 나쁘게도 촉수에 걸려들어 한강으로 추락했다. 빈스도 나균도 브루노도 촉수를 겨우 피하기에 급급했고 막강한 힘을 가진 지훈만이 크라켄의 촉수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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