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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진 - 유리창 담쟁이

내 선택을 바른 길로 만들기

by 이성일

모두가 벽타고 뻗을 때

너는 유리창을 향했구나.


잘못 들은 길이니?

니가 선택한 길이니?


복도 유리창 밖으로 문뜩 담쟁이가 보인다.

학교 벽 곳곳에 담쟁이가 자라는데 유독 이 녀석만 유리창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담쟁이는 벽을 길삼아 나아간다.

이 녀석은 길을 잘못 들었을까?

아니면 유리창을 선택했을까?


20대에 설악산을 혼자 등산하면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그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뒤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오른 노력이 너무 아까워 주저하게 된다.

둘째, 정상 쪽을 향하여 계속 가는 것이다. 자칫 길을 잃어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나는 처음에는 첫째를 선택했다. 하지만 좁던 길이 아예 없어졌고, 너무 가팔랐다. 그래서 하산하려고 뒤돌아 내려 왔지만 이것도 쉽지 않았다. 이미 길이 없는 곳을 걸었기에 헤매었다. 공포가 엄습했다.

한참을 길이 아닌 곳을 내려오다 멀리서 사람 소리가 들려 "사람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겨우 길을 만나 다시 올랐다.


살면서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 의심될 때가 있다. 계속 가야할지, 멈추고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지 판단이 어렵다.


내 선택을 바른 길로 만들기.

내가 해야 할 일이고, 삶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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