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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하지 말아야 되는 것이 있다?

엄마가 되는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by 은방울 꽃

'초콜릿, 커피, 회, 반숙, 불닭 볶음면'

이 음식들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점.

다른 하나는 임산부가 조심해야 하는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수 천 가지의 음식이 있습니다.

그중 다섯 가지를 자제해야 하는 것뿐인데도 정말 힘들었죠.


마시멜로우 실험을 아시나요?

마시멜로우 하나를 더 먹기 위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열심히 참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며 보이는 카페들, 편의점 매대의 초콜릿을 지나치며 마시멜로우를 앞에 둔 아이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시멜로우쯤이야!'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마시멜로우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임산부에게는 유명한 한 트럭 이론이 있습니다.

'뭐든지 많이(한 트럭으로) 먹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마법의 문장이죠.

그런데 첫 아이를 품은 저에게 '너무 많이'라는 주관식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그동안 최애 음식으로 느끼는 낙()이 컸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나날들이었죠.


출산하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모유수유라는 기로에 섰습니다.

출산하자마자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바닐라 라테 아이스를 꼽을 정도의 커피 광(狂)인데,

특히 카페인은 임신 중보다 모유수유 시 훨씬 조심해야 하는 음식 중 하나였습니다.

친정엄마가 내린 차가운 음식, 반팔&반바지 금지령을 생각해 보았을 때도 적절한 음식은 아니었죠.

애석하게도 열심히 기다렸지만 두 번째 마시멜로우를 받으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엄마가 되었더니 하지 말아야 할 것 , 먹지 말아야 할 것이 점점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또 하나의 금지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취미 생활 금지령"

'취미 생활은 아이를 키우고 나서 시작하게 된다.'


아이는 언제 크는 걸까요? 5년? 10년? 20년?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출산을 했더니 최대 20년 이상 취미 생활 금지령에 발목을 잡히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취미생활을 갖기에는 육아가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라는 뜻이겠죠.


그저 아이는 아이의 삶을, 엄마는 엄마의 삶을 사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싶었습니다.


결혼을 하며 자연스레 인연의 붉은 실을 기다려왔습니다.

모든 인연에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이 손가락에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처럼 붉은 두 줄을 임테기에서 확인했을 때 마음은 어떤 문장으로도 100% 표현할 수 없죠.


지금 뱃속의 아이를 매우 사랑하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아이의 삶과 더불어 나의 삶도 응원하고 싶습니다.


육아라는 호랑이 굴에 들어왔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호랑이 친구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모든 것이 예전과 같을 수는 없겠죠.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부모로서의 책임감은 무겁겠지만 오직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은 내면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발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속에서 나의 꿈을 잃지 않는 부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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