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행운의 네잎 클로버
매년 3월이 되면 30명 가까이 되는 엄마들을 만납니다.
호기심 가득 한 아이들과는 상반된, 굳은 표정의 엄마들이 떠오릅니다.
이처럼 첫 만남에서 엄마 마음의 문을 열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식당에 가면 늘 먹는 것만 먹는 분 있나요?
그런 분들도 단골 식당에서 신메뉴가 나오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보기도 합니다.
맛있다는 믿음이 있으니 새로운 음식도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쉽게 들죠.
반대로 새로운 식당에서 처음 보는 메뉴를 시키는 것은 좀 더 어렵습니다.
아는 맛인 떡볶이는 쉽지만 모르는 맛인 크림 토마토 떡볶이를 처음부터 먹진 않죠.
학부모님께는 제가 마치 크림 토마토 떡볶이 같지 않을까요?
그래서 3월에는 저를 처음 보시는 학부모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첫 상담에 온 신경을 쏟습니다.
운이 좋게도 마음을 활짝 열어주시는 부모님이 있는 반면, 1년 내내 믿음을 주는 것이 어려운 부모님도 계십니다.
후자의 부모님들께는 종종 아래와 같은 말을 듣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혼내지 마시고 칭찬만 많이 해주세요."
"선생님, 우리 아이 마음 먼저 읽어보셨나요?"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상처 입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마음이 너무 크면 아이를 무조건 보호하려는 마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마음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아닌 부모님의 상처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안 좋은 기억, 유년 시절 가정에서 받았던 차별, 아이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자존감을 높이는 '화복 탄력성'을 아시나요?
회복 탄력성이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말하죠.
아이들의 자존감에는 이 힘이 필요합니다.
이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실패와 상처에서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보다 아이를 믿는 어른들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넘어지면 안 돼'가 아닌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어'라며 아이의 도전에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죠.
육아책을 읽다 보면 '엄마의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마주하게 됩니다.
어른의 자존감도 아이의 자존감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내면의 아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어쩌면 저도, 제 앞에 있는 엄마들도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경력 단절에서 오는 불안함.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는 지겨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 엄마의 자존감을 갉아먹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어른의 시선으로 나를 먼저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가장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그리고 '나는 나의 감정을 조절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라고 굳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임신 중에 아이도 엄마의 감정을 똑같이 느낀다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그래서 태교는 스트레스받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죠.
그런데 이 스트레스는 '자기 조절감'만으로도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뇌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몸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죠.
나에 대한 믿음이 내일도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눈을 감고 멋지게 변할 내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오늘 못 한 것을 곱씹기보다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합니다.
내 삶을 지키기 위해 우선 힘부터 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