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카페인의 위력
저녁 먹고 걸어야 할 시간에 걷지를 못하니 야구 경기에 초집중인데 승률은 좋지 못하다.
이번 주 롯데와의 루징시리즈로 인해 롯데와 공동 2위가 돼버렸다.
걷지도 못하고, 야구도 내리막 추세이고, 기분도 다운이었다.
밤늦게 한 잔 걸치고 들어온 남편이 들어오자마자 "여보, 이거 가져." 마치 오다 주웠다는 듯 봉투 하나를 식탁 위에 무심하게 툭 던져놓았다.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등장하여 열이 훅 받으려다 말고 싹 가라앉았다. 열어보니 5만 원 권 여러 장이 들어있었다. "웬 돈이야?" "어, 자문 알바하고 받은 돈이야."
나, 애교라고는 모르는 여자였는데 남편을 꼭 안아주며 "자갸 고마워, 나 그지 된 거 어떻게 알고..."라고 말했다. 쩐의 위력! 다운되었던 기분이 순식간에 업되었다.
운동이고 야구고 뭐고, 역시 돈이 최고인가?
아니, 남편이 최고다.
어제 병원에 갔다가 나오면서 푸룬피치주스를 사 마시려고 메가커피에 들렀는데 왜인지 그 메뉴가 사라졌다. 푸룬피치주스의 존재를 알고 메가커피를 종종 방문했었다. 뭘 마시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코코넛커피를 주문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너무 더웠던 베트남에서 마신 코코넛커피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커피는 정말 오랜만이다.
역시나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오랜만에 섭취한 카페인의 위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새벽까지 책을 읽고, 브런치를 헤매고 다녔다. 그래도 정신이 말똥말똥, 이 정신으로 공부를 하면 어떤 시험도 합격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제주도로 여행 가고 없는 아들 방을 재점거하여 거의 세 시가 다 되도록 놀았다. 잠깐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깨어보니 다섯 시 반. 놀라운 각성작용이다. 각성은 거의 새 대통령급인데, 깨어서 한 일이라고는... 또 휴대폰을 붙잡고 놀기였다. 손목이 뻐근하다. 이래 가지고는 애들 뭐라 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