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무이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하해 Sep 14. 2023

구세주와 평화주의자


분식가게에 갔다.

튀김 1인분 떡볶이 1인분 어묵 1인분으로 저녁 전 마음에 점을 찍기로 했다.

튀김이 튀김옷을 입고 기름에 들어갔다.

시간이 지나고 알람이 울렸다.

"운다. 울어" 카운터 이모님이 주방 이모님께 말했다.

"누가 울어요?" 내가 물었다.


"아.. 튀김이 빨리 꺼내달라네요.. 뜨거워요.. 살려주세요"

"이 이모가 빨리 안 꺼내 주니 울지요"


튀김을 꺼내고 있는 이모님에게 나는 말했다.

"어 그러면 이모님은 튀김의 구세주 이시내요... 뜨거운 곳에서 구해주시는"

웃음이 퍼진다.


"운다 울어"라고 말 한 카운터 이모님이 한 말씀 더 했다.

"이 순대도 말도 아니에요.. 시간 되면 이 순대도 울어요. 돌려주세요.. 안 돌려주면 전쟁이 따로 없지. 터지고 삐저나오고.."

나는 이야기한다


"이제 보니 순대의 평화를 위해서 오늘도 일하시는 평화주의자까지 되시네요"

웃음이 전보다 더 퍼진다.


식당 이모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오늘도 일용할 음식 감사하다.


누구에겐 구세주

누구에겐 평화주의자


우린 과연 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묻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