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무이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하해 Dec 13. 2023

미접충(未蝶虫)

울음 소리 

압구정동 모 그룹이 세운 아파트 단지에는 그 그룹 사원들의 숙소가 있다. 

비싼 아파트들이 즐비한 곳 그 곳에 숙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적다.

커다란 기숙사 아파트 방 하나에 화장실 하나 옛 건물이라 중앙난방이다. 

집기는 낡은 침대와 책상이 접이식 의자 개가 방집기의 모든 것.한 층에 2인 1실의 방의 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닭장형 건물. 아니 호텔식 아파트라 해야 할까? 아침밥을 숙소에서 먹을 수 있다. 물론 식권을 사야만 하지만..


난 운 좋게 그 그룹의 호텔 외식사업부 중식당에 입사를 했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편의를 봐주었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기 전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내가 이 호텔형 숙소에서 살았기 때문에 일본 유학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모 백화점이라 그 백화점이 오너 그룹이고 호텔을 가지고 있고 그 호텔이 외식사업을 하고 있어서.. 전문대 관광학과를 나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했었다,


아이엠에프 시절 모두가 힘든 시기, 난 압구정동에서 바람이 불던 비가 오던 눈이 오던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날라 주는 웨이터로 일을 했었다. 아이엠에프시절 압구정동은 그렇게 험상궂은 분위기가 아니었으니.


“요즘 차 갖고 다니기 너무 편해”

“차들이 없어요”

“운전하기 편하지”

“자 건배 합시다. 이대로”, “지화자”

그들은 같은 나라에 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행동했으니..

그들을 험담하면서 나도 같은 것 만을 봐서 그런가 나도 물이 들었는지.. 일을 마치면 달려가는 빠가 있었으니....

비싼 담배를 피우던 시기였으니..

양주를 킵해서 마시고 있었으니..


그런데 한편으론 뻥하고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 같았다.

난 무엇으로 그 구멍 난 가슴을 채워야 할지 몰랐다.


폭탄주 레시피

샷 잔1, 필스너 잔1, 타바스코, 킵한 바카디151(75도), 그리고 맥주

샷잔에 바카디를 한 잔 따른다. 그 안에 타바스코 3방울

그리고 필스너 잔을 거꾸로 들어 샷잔을 뒤집는다

샷잔에 있는 바카디는 그대로 있다.

그 필스너 잔에 맥주를 가득 따른다.

그리고 맥주를 마신다.

샷잔이 딸각 소리를 내고 바카디와 맥주가 소리와 거품을 내고 섞인다.


딸각 촥...... 쏴.....

하얀 거품은 곧 사라진다

그 하얀 거품이 나의 인생 같아......슬프다

이 슬픔 다 마셔야한다.

섞이며 사라지는것이 더 안스러워

더 많이 마신다.


구멍 난 가슴에 나는 건배를 외친다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거야!”


진짜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거야?”


딸깍 촥...... 쏴.....


내 안의 청춘의 소리가 작아진다.

술 취한 내 청춘

취기가 젊음을 노래하게 한다


"그래 이대로 지화자

청춘 이대로 지화자"


구멍을 매우기 위해 일이 끝나면 그렇게 부리나케 빠로 바로 달려갔나?


이 모지리, 젊은 청춘 ,나비되길 무서워하는 미접충.

그 미접충이 우는 소리


"딸깍 촤악 싸아아아..."

매거진의 이전글 버러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