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만의 루틴

by 류하해

주일 아침 본당 1부 예배를 마치고 아동부실을 간다.


아동부 실은 별도 건물 2층에 있고 주로 딸아이가 혼자 있으면서 나를 기다린다. 가끔 일찍 나온 선생 직분 집사님들의 자녀와 함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도 딸아이는 혼자였다.


난 애써 미안한 마음을 감추며 밝게 웃는다.

“뭐 했어?”


“스마트폰 했지..”


아이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일 같지만.. 홀로 고독을 즐기는 시간.. 그 시간이 자기와 깊은 대화의 시간도 될 수 있고.. 기도의 시간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다.

스마트 폰이 얼마나 많이 고독이란 감정을 줄여 줄 수 있을까?

과연 줄여 줄 수나 있나 의문이다. 스마트 폰은 어쩜 짠 바닷물이 아닐까?

마시면 마실수록 목마른 짠....


요새 딸아이의 질문은

아빠 아빠는 왜 아빠야?

나는 왜 여자고?

나무는 왜 나무야?로 바뀌었다.

글쎄... 왜일까?


사춘기는 뭐야?로 시작한 질문인 것 같다.

전에 엄마가 사춘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는데..

“그럼 난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런 생각을 했으니.. 그럼 그때부터 난 사춘기 인가”라고 말하는 딸아이..


존재는 다 지음이 있고 지은 모습을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서 우리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밖에 설명 못하는 아빠를 용서해라.


올해 아동부 첫 예배 난 작년과 똑같이 청소기를 돌린다.

예배를 드리기 전 내가 올리는 정결예식 같은 거다.


올해도 고학년 남자아이들을 맡게 된 나는 다른 생각은 따로 한 것이 없다.


아이들 속에 있으면서 똑같이 말하고 행동하되 잘못되거나 이상한 부분이 있다면 이야기하자. 참 쉬울 수도 참 어려울 수도 있는 일.

작년처럼 고학년 아이들을 청소년부로 잘 올리면 되고 5학년 4학년 아이들을 조금은 성숙한 학생으로 만들면 된다.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려고

시편이나 성경 장을 알려주면 한 주 동안 노트에 한번 써오는 것.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몇몇은 안 좋은 외계어를 난발하고.. 몇몇은 듣지 않고 딴짓하고 있다..

선생님이 뭐라 했지? 물어보고.. 모르면 옆 친구를 가리키며 네가 설명해 줄 수 있니?

이야기한다..


중심을 확 잡고 있지 않으면 중심이 무너져 죽도 밥도 되지 않는...

나는 영적 싸움을 시작한다.


주여 뜻대로 하소서..


마지막으로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주기도문 릴레이로 기도를 한다.


주기도문의 음미는 까지는 아니더라도 눈 감고 줄줄 암기할 수 있는 우리 친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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