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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해 Sep 04. 2023

이기적 필요

괜찮아 우린

 “인간의 행동이란 몸으로 구현해 내는 내러티브”

-메켄타이어-


인간의 행동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좀비처럼 자기 의지 없이 움직이는 행동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뭔가 의식하고 하는 행동은 각자의 이기적 마음을 투영하고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는지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이 또한 상처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세히 가만히 보면 우리 모두는 상처 투성이에 불상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이기적으로 나에게만 필요한 것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다.


처와 연애를 할 때이다. 우린 장거리연애를 했다. 서울에서 부산을 1년 동안.

그녀의 동생은 인천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온 그녀와 인천에 있는 동생과 같이 저녁을 먹기 위해 우린 인천으로 향했다.


차가 없었던 나는 그녀와 함께 지하철을 탔고 인천으로 가기 위해서 신도림역에서 1호선 환승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우린 목이 말랐고 가까운 가게를 찾을 수 있었다.

코레일에서 임차해 운영하는 작은 점포(코레일점포). 그때 인천행 지하철 도착시간은 한 3분 정도 남았던 것 같다.

점포에서 음료를 사서 나와 그 앞에서 마시고 있는데... 뭔가 허전했다.

이런 지갑을 계산하면서 카운터 위에 두고 온 것이었다.


그 점포 앞에 있었는데

“왜 지갑을 가져가라고 하지 않았지?”

불만 같은 것이 마음속에 피어올랐다.


가게로 들어갔다. 계산대 위에 있어야 할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들어오고 계산대 위를 보자. 주인은 계산대 아래에서 내 지갑을 꺼내 주었다.


그때 지하철 도착을 안내하는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순순히 주는구나 싶어 지갑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 돌아서는 순간

그래도 고마우니 얼마의 사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지갑을 꺼내 열어 보았다.

그러나 지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현금으로 꽤 많은 돈을 지갑에 넣어 두었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주인을 바라보니 주인은 슬그머니 자기 주머니에서 내 돈을 꺼내주었다.

돈을 받았는데 기분은 영....


혼란한 감정 속에서 사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다시 쑥 올라왔다.

난 꺼내준 돈에서 만원을 빼 계산대에 올리고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바로 들어온 인천행 지하철에 올랐다.


왜 그 주인은 지갑 가져가라라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

왜 열차가 와서 타고 가버리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했을까?

돌아오더라도 지갑만 가져가면 돈은 자기 돈이다라고 생각했나?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지갑만 받아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왜 사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나?

그 주인은 그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과연 생각을 하고나 있을까?


많은 질문이 나의 마음과 생각 속을 맴돌며 찌르고 또 찔렀다.


뭐야 그래서 네가 착하다는 거냐?


아니.

 이기주의자인데... 내 마음이 다치는 것을 싫어하는...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나를 위해 장거리 연애도 불사했던..


그러던 어느 날 하나의 질문에 멈춘 것을 알게 됐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이끌었을까?"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기분은 그리 좋지 않다.

하지만 자세히 가만히 보면 그때 각자 자기에게만 필요한 마음이 각자의 행동으로...


난 내 마음을 위해 돈을 꺼내고 그는 자기 마음을 위해 돈을 넣었고


그래 괜찮아

우린 각자 다른 이기적인 필요로 마음을 채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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