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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해 Sep 05. 2023

처음 이야기

춤추는 개구리

마음에 이렀다가 사라지는 생각 관념 허상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새 이야기는 그 이야기대로 살아남아 지금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쩌면 이야기 만들기도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잊혀진 세계. 아직 미지의 세계 마음 그 마음속에서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

슬픔과 기쁨이 같이 공존하고 선과 악의 경계가 없고,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말이 되고, 말이 되는 것 같지만 말이 안 되는 세계. 엘리스의 이상한 나라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때론 잔혹하다가도 때론 아름답다.

동화 중 어른들은 느끼기에 잔혹하다고 생각되는 동화는 아이에게 보여주지도 들려주지도 않는다는데(물론 아닌 부모도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10의 7은 안 보여 주리라)

잔혹하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어른들의 기준이 아이의 생각하는 힘 그리고 그 가능성을 길어주지 못할망정 그 기회까지 빼앗고 있지는 않을까?

잔혹하다는 것 그것이 무슨 생각이고 느낌인지 정확히 알려주면 되는 것이지. 그것은 이래서 나쁘다 안 좋다 해서 보여주면 안 된다? 글쎄... 의견이 다르겠지만 난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고 싶다. 인생도 어쩌면 잔혹동화와 비슷하니까!


다들 아는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은 거울이라 뭐든지 비춰낸다 그래서 안 된다고 가리는 것보다 비치는 모습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어야 그리고 판단을 키울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또한 모르면 모른다고 같이 알아보자고 솔직히 대답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물은 위험하니 물을 피해야 돼.. 그래서 물은 마시면 안 돼?

수영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물속에서 숨을 못 쉬기 때문에 헤엄을 치거나 벗어나야 할 곳이지 물이 무섭거나 위험해서 수영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우린 물이 무섭다고 가르치기 전 물의 속성을 알려주고 수영하는 방법을 가르치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정확히, 잘.


잊혀진 세계, 마음을 알려면 기존 이야기들과 새롭게 떠오른 이야기를 다시 봐야 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으면 그것을 계속 적어가야 한다.


가끔 나는 아이와 이야기 만들기를 하고 있다. 이야기 만들기를 통해서 아이에게 주어진 세계에 대해서 계속 알아갈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공동 작업은 서로의 추억도 될 수 있다(아직 까지 춤추는 개구리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딸하고 하고 있다).  


아이가 제목을 먼저 이야기했다.

'춤추는 개구리'


개구리가 있었다.

그 개구리는 춤을 추고 싶었다.

그래서 숲 속에서 가장 지혜로운 요정을 찾아갔다.


요정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란 너무 위험해서 그것을 소망하는 사람의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지만 개구리는 생명이 위험하더라도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개구리는 미친 듯이, 죽을 때까지 춤을 추고 싶었다.


요정은 선물로 생명나무 열매 두 개를 따주었다(생명나무는 열매를 딴 자리에 작은 주머니가 생기는 나무다 열매를 먹고 죽으면 그 주머니에서 다시 살아난다)그리고 숲 속 깊은 곳에 사는 마녀에게 찾아가라고 말을 했다.


개구리는 숲 속 깊숙한 곳에 살고 있는 마녀를 찾아갔다.

마녀가 사는 곳은 바로 찾을 수가 있었다.

어두운 곳, 숲 속 가장 깊숙한 곳에 마녀가 사는 집이 있었다.


개구리는 마녀에게 자기가 춤을 추고 싶고 어떻게 하면 춤을 출 수 있는지 알려 달라고 했다.


마녀는 “어쩌면 지극히 간단하고 어쩌면 지극히 어려울 수 있지”

“내가 너의 소원, 춤을 추고 싶다는 너의 소원을 들어주길 원하는가?”


“네”


마녀는 대답했다

“그럼 공주의 입맞춤을 가져오렴. 그럼 네가 원하는 춤을 추게 해 줄 테니.. “


개구리는 공주를 찾아갔다.


“어떻게 공주의 입맞춤을 받을 수 있을까?”


공주는 말을 타고 있었다. 공주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는 순간 그만 공주를 키우는 개가 달려 나와 말을 놀라게 했고 그 바람에 공주가 말에서 떨어져 개구리를 덮쳤고 공주에게 깔린 개구리는 그만 그 자리에서 죽었다.

하지만 생명 열매를 먹었던 개구리는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다시 마녀를 찾아갔다.


"생명나무 열매를 먹었었군. 그래 아직 내가 너의 소원, 춤을 추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길 원하는가?”마녀는 다시 물었다.


개구리는 더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으로 타올랐다.

“네, 처음 보다 더 춤을 추고 싶어요”


“그래? 그럼 공주와의 입맞춤을 가져와 다오”


개구리는 생각했다.


"왜 마녀는 공주의 입맞춤을 가져오라고 하는 것이지?

나와 공주가 입맞춤을 하면 공주가 나와 같은 개구리로 변할까?

아님 내가 왕자가 되어 공주와 춤을 추는 것일까?"


개구리는 다시 공주에게로 갔다.

공주는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 공을 우물에 빠뜨렸다.


"기회는 이때다 공주와 어떻게든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개구리는 공주에게 다가갔고 공주에게 자기가 그 공을 꺼내 줄 테니 자기를

우물에 넣어 달랬다.

공주는 개구리를 우물에 넣었고. 개구리는 그 우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공주는 개구리와 공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개구리는 그 우물에서 울부짖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하지만 생명 열매를 먹은 개구리는 다시 살아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마녀를 찾아갔다.


“생명나무열매를 하나만 먹은 게 아니었나? 운이 좋았군

그래.. 그래도 여전히 춤을 추고 싶은가?”


“네. 다시 죽더라도 내가 춤을 추고 싶은 꿈은 꼭 이루고 싶어요”


“그래? 그럼 공주의 입맞춤을 가져오너라.. 그래야지 네가 진정으로 원하는 춤을 출 수 있다”


“공주의 입맞춤이 어떻게 내가 춤을 추게 할 수 있습니까?”


"네가 춤을 추고 싶다고 했을 때 난 잊고 있었던 나의 욕망이 떠올랐지. 네가 가져올 공주의 입맞춤에는 커다란 기쁨이 있어 네가 가져온 공주의 입맞춤이 나와 너를 영원히 춤추게 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뜨겁고 강렬하게..”

마녀가 대답했다.

개구리는

공주를 또 찾아갔다.


"이제는 생명 열매도 없다.

마지막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공주의 입맞춤을 얻어야 한다.

공주의 입맞춤은 마법의 입맞춤.

뜨겁게 강렬하게 나를 영원히 춤추게 할 내 꿈의 완성 "

공주는 맨 처음 말을 놀라게 한 그 개와 산책을 하고 있었다.


개구리는 공주에게 다가갔다. 공주는 산책에 집중 한 나머지 개구리를 보지 못했다. 그때 산책으로 들떠있던 그 개의 목줄이 공주에 다리에 걸려 그만 공주는 넘어졌다.


"기회는 이 때다."

개구리는 단 번에 달려가서 공주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그 입맞춤을 가지고 마녀에게 갔다.


마녀는 말했다.

“공주의 입맞춤을 가지고 왔는가?”


“네 드디어 공주의 입맞춤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 그럼 그 입맞춤을 나에게 다오”


마녀는 개구리를 들고 입맞춤을 했다.

순간 개구리를 들고 있는 마녀는 공주로 변했다.


개구리는 깜짝 놀랐다.


“당신은 누구시죠? 마법에 걸린 공주입니까?”


“아니.

난 공주의 얼굴을 가지고 싶었던 지금은 공주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마녀지"


“그럼 그 공주는요?”


“공주? 그녀는 내가 갖고 있는 낡고 추한 얼굴을 가지게 되었지

나는 너에게 얼굴이 바뀌는 마법을 걸어 놓았거든 “


마녀가 계속 이야기했다.

“그래, 그래도 소원은 소원. 너는 아직 춤을 추고 싶은가”


개구리는 망설이다 이야기했다.

“네. 춤을 추고 싶어요”


“그래? 그럼 그 약속은 약속. 너의 소원 춤을 추게 해 주지”


마녀는 개구리를 들어서 커다란 프라이팬 위에 올리고 뚜껑을 닫았다.

개구리는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서 뜨겁게 열정적으로 춤을 추었다.

죽을 때까지.


개구리가 죽은 뒤

공주 얼굴을 가진 마녀는 잘 튀겨진 개구리를 맛있게 먹었다.


아이는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어한다.

"춤추는 개구리

프라이팬 위에서 춤추는 개구리.."


프라이팬 위에서 춤추는 개구리.개구리는 어쩌면 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자신인지 모른다고 아빠는 속으로 생각했다. 자기가 갈망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른다. 나의 갈망이 무엇을 가져올지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바꿔갈지. 내 갈망이 허망된 것이 아닌지...


딸아이는 이 이야기를 반 친구 몇 명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했다. 재미있지만 조금 슬프고 잔인하다는 말을 들었다 한다.


개구리가 두 번째 죽고 살아났을 때 생명열매 하나를 몰래 따서 먹은 걸로.그리고 다시 생명나무에서 태어나서.. 곰곰이 생각하고 마녀에게 가지 않고 개구리 연못에 가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아님 마녀 얼굴이 바뀐 공주와 행복하게 사는 글로...


아빠는 해피앤딩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우린 개구리? 공주 얼굴을 갈망하는 마녀?

갈망 과연 우리는 갈망을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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