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리스타입니다.
"환영합니다~ 스타벅스입니다"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
이제는 동네마다 2,3개 정도 있고,
고개만 스윽 돌리면 보이는 별다방...
흔히 업계에서 1위라고 하는
이곳에서 저는 3년 반을 일했습니다.
커피 내리는 게 너무 좋아서 , 그 향이 너무 좋아서 , 얼음물에 에스프레소를 넣는 그 순간 모두가 좋았거든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내가 청소를 하려고 입사를 한 건가...? 싶을 정도로 바닥 쓸기, 컵 설거지만 하다가
레시피를 숙지하고 바(Bar)로 들어가서 처음 커피를 만드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해요.
되게 멋있게 착착착 만들어서 손님에게 줘야지~ 하며 기대에 부풀었다가 한순간 지옥을 맛봤거든요.
음료가 들어오자마자 순간 멍~해지면서 외웠던 레시피가 호로록~ 날아가버렸고 그 자리에서
손도 써보지 못하고 바에서 쫓겨났어요.
내 자리를 다른 베테랑 바리스타가 채워주는데
뒤로 밀려져서 다시 청소를 해야 했을 때의 그 비참함은 말로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혼나며 쫓겨내야 하냐고요?
다들 알고 계셨나요?
비교적 한가한 시간에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피크시간이거나, 주말, 공휴일에 손님들이 오면
그 시간 안에 나갈 수가 없어요.
손님이 워낙 많아야 말이죠...
그래서 오랜 시간을 걸려서 음료를 받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별다방의 파트너들은 그 시간을 지켜내고 싶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했어요.
레시피 숙지는 물론이고 , 어떻게 해야 빨리 음료를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동시에 커피의 품질을 지켜내야 하는지까지도요.
얼마나 이곳이 2분 30초에 진심이냐면 손님이 주문을 해면 주문서가 모니터로 넘어가는데요.
그 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해요.
초가 째깍 째깍 흐르다가 2분 30초가 지난 순간에 숫자가 빨간색으로 딱!!! 변해서
네가 지금 이 시간을 어겼어?
언제까지 만들고 있을 거야?
빨리 끝내고 DONE 버튼을 누르란 말이야!
라고 알려주거든요.
2분 30초를 지키지 않았다가는 마치 내가 무능력해 보이고 , 잘못을 한 것 마냥 우울감에 빠졌어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한국이 너무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서 일까요?
5분 안에 나가더라도 음료 한잔에 더 정성껏, 신경 써서 나갈 수는 없는 걸까요?
퇴사한 지금 주말에 커피를 시키고 나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안에서 파트너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음료 한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지친 목소리로 커피를 내주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늘 이렇게 말해요
별거 아닌데 이 한마디가 파트너들한테는 정말 힘이 나거든요?
다들 2분 30초를 지켜내는 파트너들에게 힘을 주세요
- 주말에 카페에 와서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추억에 잠겨버린 누군가가 글을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