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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May 22. 2022

<농촌 체험하기>난생처음 가져본 나만의 텃밭

- ‘농촌에서 살아보기’ 6개월 과정에서 겪은 네번째 이야기

 “저는 그 동안 많이 보지 못한 채소류를 조금씩 심어볼래요.”

  옆에서 동료들은 이것 저것 채소 모종들을 사고 있었다. 어떤 동료들은 가족, 친지들과 나눠먹기 위해, 특정 채소 모종을 많이 사기도 했다. 나는 먹기 보다는, 키우는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래야 많이 배울 수 있을 테니까. 더군다나 텃밭을 처음 가져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얼마만큼 키워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난생 처음 텃밭을 가꿀 수 있다는 설레임만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뿐이다. 


  언니네 텃밭에서 오전 교육을 끝내고, 동료들과 같이 둔내면에 있는 ‘둔내 식물병원’에 왔다. 그곳에서 텃밭에 옮겨 심을 모종와 씨앗을 사기로 한 것이다. 가게 밖에 진열되어 있는 모종들은 요즘 시기에 옮겨 심기에 적합한 채소들이었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많았다. ‘루꼴라’, ‘콜라비’, ‘오크’, ‘적겨자’, ‘적치커리’, 등등,,,


  둔내면의 여러 개 종묘상 중에 한 곳인 이 가게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산채마을에서 왔다고 하니까,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 여사장님이 산채마을 사모님의 조카였다.) 농사 초보인 우리들이 기초적인 질문을 쏟아내는 데도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이 모종이 뭐예요?” “루꼴라를 키울 때, 물은 얼마나 주면 되나요?” “신선초를 키울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그러면서 한꺼번에 몰린 우리의 주문에 맞게, 모종이 심어진 포트판을 필요한 수만큼 잘라내었다. 동료들이 모종 사는 모습을 지켜 보던 나는, 일곱 가지 종류의 채소류를 각각 다섯 개씩만 달라고 했다. 비트, 고수, 적치커리, 적겨자, 치커리, 청경채, 그리고 적상추. 사실 나는 아직 텃밭 구경도 못해서, 얼마나 많이 심을 수 있는 크기인 지도 몰랐다. 


  산채마을로 돌아온 나는 식물병원에서 산 작업용 장화로 갈아 신은 다음, 모종을 들고 바로 텃밭으로 갔다. 오늘 산 모종들을 텃밭에 심어놓지 않으면, 모종들의 싱싱함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개인별로 할당된 텃밭이 25평정도로 굉장히 넓었다. 몇몇 동료들은 벌써 여러 가지 모종을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나만의 텃밭을 가져보는 것에 대한 기대감인가? 내가 심은 채소들이 자라서, 텃밭이 온통 푸릇푸릇한 색깔로 변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무엇인가를 가꾸고 생명이 자라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고 즐거운 감정을 가져다 주는 가보다. 잠시 텃밭에서 커갈 채소들을 생각하면서 기대에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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