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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Dec 28. 2021

행복한 싱글보다 불행한 엄마로

육아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했을 때

그동안 엄마라는 존재가 된 걸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젠 행복한 싱글보단 불행한 엄마가 더 낫다.

아이 없이 하루 지내보니

아기가 없으면 안 되는 '엄마'가 되었다는 걸 알았다.


시부모님께서 1주일 전적으로 아기를 봐주셔서 일하고 잘 쉬었는데, 종일 혼자 애를 보니 우울증이 다시 나타난다.

이젠 그래도 덜 참는다.

신랑 오자마자 나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더 오래 갖고

힘들면 애 밥도 한 끼는 안 먹인다. 저녁은 신랑한테 먹이라고 맡긴다.


내겐 아기가 소중한 존재다.

이젠 그걸 받아들인다.

아기에게 복수하는 건 그만했으면 좋겠다.

신랑에게 서운하다고 애한테 화풀이하지 말아야지...

아기는 아무 죄가 없고 너무 연약한 존재다.

엄마는 아기에게 신과 같은 존재인데

정죄하고 벌주는 신이 아닌

행복하고 사랑 주고 즐겁게 놀아주는 신이 되고 싶다.


아기한테 참 미안하다.

철없는 엄마를 용서해주렴.

금세 울다가도 웃어줘서 고맙다.

이 아기 웃는 모습, 자는 모습만 봐도 참 좋다.

울어도 예쁘고 다치면 속상하고

부모 마음이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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