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떻게 준비된 사람인가
저는 크리스천입니다.
교회 안에서 기회가 된다면 지원하고픈 봉사가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신청했을 땐 갑자기 상황이 허락지 않아 못했었는데 이번 지원엔 큰 장애물이 없었습니다. 가벼이 여길만한 봉사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투자해 말씀과 기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됐고 이를 함께하는 이와 손잡고 밖에 나가야 하는 경우까지 염두해야 할 과정이었습니다. 첫 시간 다 같이 예배를 드리고 훈련에 임하며 앞으로의 여정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마치 이 시간을 위해 준비되어 갔던 지난 과정 또한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지원하기 이전에 자신이 먼저 해당 훈련의 수료를 해야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어제 오후, 아이를 픽업하러 가는 도중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서류 제출한 것이 통과되어 면접을 보러 오라는 내용의 전화였습니다.(제가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공부를 했던 이유, 이곳에 들어가기 위함였습니다)
준비가 되었을 때 꼭 한 번 일해보고 싶었던 곳, 자격 조건에 해당되는 공부도 해가며 미래의 자신을 떠올려봤기 때문였을까요? 바랐던 그 답장이 담긴 전화 앞에 기쁨과 감사가 넘쳐나는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아직 면접이란 커다란 벽 앞에 놓여 있긴 했어도 이상하게 두렵지 않았습니다. 면접에 관한 준비를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준비하면 될까 머릿속에 키워드들이 불쑥불쑥 올라오기 바빴습니다.
우연였을까 이미 계획된 과정였을까 사실 그날 '세종청년내일 희망센터'를 통해 면접에 관한 특강과 전문 분야의 인사들의 멘토링 시간에 참여했기 때문였습니다. 마치 제게 '이제 너에게 일어날 면접을 이렇게 준비 한 번 해보라는 듯' 설계된 계획표 같이도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기쁨도 잠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봉사와 가고파 했던 곳의 면접을 준비하며 만약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두 가지 일을 겸해서 할 수는 없을 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였습니다.(두 가지 다 오전에 이루어지는 일이었습니다)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하거나 시간을 변경해야 하거나 제 마음의 두 가지를 욕심낸다는 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아침 말씀을 읽으며 잠깐의 산책을 하고 난 끝에 기도를 드리던 중 제게 보이신 말씀은 이것들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어떠한 것에 염려하지 말고 오히려 하나님의 뜻과 그 의의 구하라, 주를 신뢰하라 그것도 네가 겪는 모든 과정의 순간순간들을 기도하며 온전히 신뢰하라, 무엇보다 네게 주어진 그 두 가지 목표 바로 영혼을 살리는 일과(봉사) 자신의 달란트로 많은 이들의 도움을 주는 일(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의 근무) 앞에 그저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지만을 생각하라, 바로 신실함 외에 너에겐 성실함도 필요함을 기억하라, 주를 향한 신실함과 너 자신이 해야 할 성실함에는 균형이 필요함을 잊지 말고 둘 다 행할 것에 집중하라, 성실함에는 네가 버려야 할 것과 더욱 추구해야 할 것이 있음을 그러니 우선순위 가운데 행해야 할 것에 마음을 둬라, 너를 향해 예비해 주신 이 자리들에 최선을 다하고 위기의 순간에 쓰임 받는 삶이 되길 소망하라.
창세기 41:53~57
갈 3:28
요 20:24~29
막 4:35~41
수 1:9
롬 8:31
마 6:25~34
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이 말씀들에 순종해보려 합니다. 더 이상 고민을 하기보다 그저 자신의 태도가 하늘을 향하고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해 보는 오늘이 되길 소망합니다. 신실함과 성실함을 목표로.
세상을 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의 과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관련해 특강을 들으러 갔을 때 참 많은 이들이 와 있었습니다. 구직을 희망하고 어느 분야의 나의 쓰임이 닿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한 분 한 분 꽤 열의를 가지고 듣는 모습였습니다. 취업하기 참 어렵다는 젊은이부터 이제 갓 졸업해 여러 입사를 목표로 준비한다는 분, 경력단절 된 이들에게는 또 어떠한 새로운 일자리가 있는지 관심 갖고 온 분들까지 참 이유가 다양해 보였습니다.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중 한 가지 느낀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 '셀프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나는 나의 자소서를 어떻게 채우고 면접관들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다며 이야기해야 할까 라는 내용이 중점이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그들과 다른 생각이 들었던 건 과연 자신의 유익만을 위했던 준비 과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구나 싶었습니다. 10년 넘게 일했다는 한 연구직의 강사, 언젠가 지금 있는 곳을 퇴사하고(자랑하듯 회사를 소개해줬지만)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만의 기술을 키워가고 있다 말했기 때문였습니다. 또 한 분은 창업 관련 분야의 탐장님(미래인재실)으로써 많은 이들의 도전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시는데도 자신이 그동안 쌓아 올린 업적과 노하우보다 새로이 드러나는 젊은 친구들에게(대단한 스펙이 아닌데도 그들에겐 인생을 배우게 되는 인성이 있다더라)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기 때문였습니다.
두 분의 강사님에게서는 그저 자신의 유익을 누리기 위해 새로운 것들만 계속 추구할 뿐, 타인과 더불어 유익을 함께 누리고 이에 관해 보람을 느낀다거나 이를 목표로 좀 더 넓은 시야에 관한 조언은 없었다는 게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안타까웠습니다. 사람의 욕구는 결국 세상을 위한다지만 자신의 유익을 더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요구하고 갈망하며 끝없는 목표를 세워 나아가는 이 과정이 과연 그들에게 결국은 무엇으로 남게 될지 궁금해졌습니다.
한 때 저도 저만의 유익을 구하며 이 세상의 쓰임 받아 인정받는 사람이 되길 원했습니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공기업도 다녔고 참 운이 좋아 어디 들어가고 싶다 느끼면 한 번에 합격, 마치 정말 자신이 뭐라도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결국의 끝은 늘 허무하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 감사의 마음과 일에 대한 보람? 의 태도는 점점 메말라갔습니다.
이제야 조금씩 그동안 제가 가려했던 방향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가고 있습니다. 바로 저만을 위하는 방향이 아닌 모두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말이죠.
언급했던 교회 봉사일도 하고자 했던 그 일의 기회가 왔던 것도 어쩌면 저는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준비했던 과정이야말로 앞서 언급했던 방향이 조금 다른 과정였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나만을 위한 길이 아닌 모두를 위하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의 질은 자신의 유익으로만 끝나기보다 주변 타인 또한 함께 위하는 유익을 목표로 둬야 결국에 있어서 차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돌아볼 뿐 아니라 바로 내가 함께 살아갈 모두가 존중되는 시선이 있어야 함을, 그 과정의 결국은 풍요가 일렁일 테고 만족감은 배가 넘칠 것이며 그동안 달려갔던 자신의 여정이 참 보람차다 느낄 것이라 확신합니다.
세상을 구하는 방법,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과정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하는 셀프 리더십보다 함께 하는 모두를 위한 리더십으로 준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함께 오늘도 방식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그 내면의 본질은 사랑과 존중으로 가득 찬 상태서 세상을 구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