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만 들어도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다
바로 어제 일어난 일였다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 접촉사고가 난 것이다
앞에 가던 차가 급정거하며 다음차도 급정거 그다음차였던 내 차 역시 급정거를 했지만 원인제공하던 차는 유유히 사라지고 두 번째 세 번째 차주들만 쾅.
안전거리 확보가 더 필요했던 걸까 평소보다 더 속도를 냈던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지만 우선은 사건 해결부터
앞 차에서 내리신 차주 분은 꽤 나이 드신 아저씨셨고 편안한 복장차림에 큰 소리 없이 핸드폰만 가지고서 내리셨다 나 역시 차에서 내린 뒤 먼저는 "괜찮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같이 차를 살펴봤는데 아저씨 차 뒤쪽 조금 내 차 앞 쪽도 조금 찌그러진 부분 외에는 서로가 느끼기에 큰 사고처리할 건 없어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아저씨 역시 큰 부상은 없어 보이셨기에
조심스레 "어떻게 하시겠어요?" 여쭙고는 일단 사진 찍고 연락처 교환 후 다시 얘기 나누자는 마무리(도로에 세워져 있었기에 급히 다시 탑승) 그리곤 조금 있다 연락을 주셨는데
다행히 트렁크 잘 열리고 뒷 범퍼도 내려앉지 않았으니 그걸로 됐다면서 안 좋은 일 당했지만 좋게 마무리하자는 말씀? 응? 예상외의 대답였어서 한동안 멍하니 문자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그리곤 그분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는 생각과 너그러운 태도에 과연 내게는 이러한 모습이 남겨져 있는지 의문마저 들었다
최근 한 모임 속에서 꽤나 허탈한 감정을 느끼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래도 함께 얘기 나누며 보낸 시간도 있었는데 들려오는 듯한 말들과 행동들이 왜 이렇게 가시처럼 따갑던지 그런데 반대로 그들 역시 나의 언행에 있어 가시 같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내가 하는 말속엔 '사랑, 겸손'이 없었기 때문였다 가는 말이 고아와 오는 말도 고운 법인데
사람들은 스스로 상처받은 것에 집중하기 쉽다 왜? 남의 상처보다 내 상처가 더 가까이 잘 보이고 계속해서 보고 있다 보면 남의 상처는 잊어버리기 일쑤니까
그래서 말인데 우린 우리가 상처받은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란 걸 알아야 할 것이다
들려오는 말이 따갑고 불편하다면 또 상처가 되고 분노의 자극처럼 느껴진다면 나 역시 상대방에게 그런 말 한 번쯤 내뱉었을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닐 거야 난 그래도 조금 더 선하고 꽤 괜찮은 사람이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베푼 선의가 누군가에겐 그러지 않았음 하는 바람이 될 수 있기에
그래서 상대방의 태도를 비판하려 할 때 자신의 행동을 먼저 돌이켜보자 찾다 보면 숨겨진 가시 한 두 개 정도는 나올 테니까 분명히
그렇게 그 분과의 대화는 정말 훈훈하게 마무리, 서로 보험회사 연락할 필요 없이 정말 동화처럼 마무리 아저씨께서 마지막 건네주신 좋은 하루로 마무리하라는 말씀 덕분에 난 정말 어젯밤 편안히 잠들었고
동시에 오늘 난 나의 허탈하다 느꼈던 감정, 사람들로부터 받았다는 상처 아닌 상처를 어쩌면 나 역시 그렇게 그들에게 다가갔었구나 그렇게 내뱉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그들에게 미안해졌고 자신의 지난 언행을 반성하게 되었다
잊지 않길 오늘 하루 함께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상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건네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