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화살을 거두다.

깨어있는 연습

by 다움


따로 또 같이 첫 문장; 이제는 아무도 탓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아무도 탓하지 않기로 했다.

나를 힘들게 했던 건 세상이 내게 던진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타인의 말에 쉽게 무너지고, 무관심에 밤새 울면서 원망을 쏟아냈다.

그렇게 외부를 향해 쏘던 화살은 다시 나를 찔렀다.

감정이 요동칠 때마다 남 탓하는 일은 결국 내 삶을 방치하는 일이었다.


어릴 적엔 부모를 탓했다.

왜 우리 집은 남들처럼 여유롭지 못할까,

왜 나는 늘 조심하며 살아야 했을까.

친구들이 누리는 것들을 부러워하고 자주 속으로 울었다.


조금 더 자라서는 사회 탓을 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조건의 결혼 등 사회가 정해 준 틀에서 벗어나면 세상이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처럼 여겼다.


직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도 그랬다.

내가 과소평가당하고 편애당한다고 여겼다.

내 의도가 왜곡되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퍼졌을 때도 해명하는 대신 입을 닫았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선 “나는 왜 인정받지 못할까?” “왜 중요한 일은 늘 다른 사람에게만 주어질까?” 하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사실은 귀찮은 일과 책임이 따르는 자리는 피하고 방어적인 태도로 일했다.

세상이 나를 대접하는 방식은 내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깨달음은 아팠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켰다.

변화가 필요했다.

피하고 싶던 업무에 먼저 손을 들었고, 익숙하지 않던 일에 도전했다.

실수도 있었지만, 숨겨진 가능성을 하나씩 발견했고, 두려움이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이 드는 것은 익어가는 것이라 했던가?

지금은 세상을 향한 원망 대신 내 안에서 답을 찾는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그 사람을 탓하기 전에 내가 왜 그 말에 아팠는지를 돌아본다.

어떤 일이 실패로 끝났을 때도, 무능력하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보다는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배워야 할지를 천천히 짚어본다.

그렇게 조금씩, 나는 나에게 솔직해지고 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의 행동을 용서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해 주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니 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사랑받지 못한 기억도, 외면당한 순간도, 다 나를 만든 조각들이다.

그 모든 것들은 나를 지금 이 자리로 끌었다.

내가 선택했던 길, 했던 말들, 놓쳤던 기회들 안에서 책임과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제는 실패조차도 내가 배워야 할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할 만큼 단단해졌다.

그 선택은 내 삶을 덜 아프게, 조금은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불쑥, 향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