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멈추지 않기 위해 쓴다

함께 쓰는 힘

by 다움

따로 또 같이 문장

: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은 오래 품어왔지만, 혼자서는 번번이 무너졌다.

바쁜 일상, 밀려오는 업무, 체력의 한계 앞에 “내 글”은 늘 뒷순위였다.

그러다 어느 날, 글향님이 매거진 글쓰기를 제안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글을 사랑하고 오래도록 글쓰기를 이어가고 싶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같은 문장으로 글을 쓰기로 약속했다.


브런치 매거진에 첫 글을 발행한 날은 25년 4월 7일이었다.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세상에 내놓는 일은 여전히 낯설고 떨렸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기에 용기를 냈었다.


우리들 중 한 사람은 책을 사랑하고 독서 후기를 주로 쓴다.

그녀의 글은 정갈하고 사려 깊다.

단어 하나하나에 책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다.


또 한 사람은 아이들과의 하루하루가 그녀의 글감이다.

교실에서 나눈 말들,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 때로는 울컥하게 만드는 진심 어린 한마디가 그녀의 글에 담긴다.

그녀는 그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과 아이들의 세계를 다정하게 기록한다.


그리고 나는, 장애통합교사로 일하고 있다.

수업과 서류, 아이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매일이 치열하지만 글쓰기는 나를 잃지 않도록 해주는 통로다.

아이들에게서 받은 감동, 때로는 상처와 회의마저도 조심스레 글로 꺼내 놓는다.

같은 문장을 품고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는 전문적으로 글을 배운 적이 없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그리고 매주 한 문장에 마음을 얹는다.

그 문장이 열어주는 세계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간다.

누군가는 감정의 기록으로,

누군가는 에피소드 중심의 짧은 이야기로,

또 누군가는 한걸음 떨어져서 자신을 관조하는 기록이 된다.

같은 문장이 이렇게 다양한 결이 될 수 있다는 걸 매번 새롭게 실감한다.

그리고 그 다름이 좋아서, 우리는 서로의 글을 읽고 감탄하고 응원한다.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안아준다.

글을 쓴다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다.

하루하루를 스쳐 보내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붙잡기 위해 우리는 썼다. 글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가장 온전한 방식이 되어주었다.

내 삶을 조금 더 고운 눈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썼던 글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해 주었다.


한때는 ‘계속 쓸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있었다.

업무에 치이고, 일상에 지쳐서 글쓰기를 외면하고픈 시간도 있었다.

혼자였다면 멈췄을 시간도, 셋이 함께라서 견딜 수 있었다.

‘지속성’ 자체가 우리의 작은 성취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위하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한 글쓰기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내 탓 회로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