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온도를 지키는 일

나다운 관계를 위한 세 가지 다짐

by 다움

관계의 온도를 지키는 일

사람과의 관계에 지칠 때면, 나는 글을 씁니다.


나를 다잡고, 다시 사람 앞에 서기 위한 작은 연습.


부드럽게, 다정하게 살아가기 위한 다짐들을 글로 남깁니다.





아침 7시.
가끔은 눈을 뜨는 것도 버겁다. 밤새 몇 번을 뒤척였다.

자다 말고 깬 자리엔 아직 채워지지 않은 생각들이 눌러앉아 있었다.


취업 준비 중인 아들.
수능을 세 번째 준비하고 있는 딸.
아이들은 이제 엄마의 손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지만, 마음만큼은 여전히 나를 떠나지 않는다.


괜찮은 걸까, 너무 지치진 않았을까.
그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고개를 든다.



나는 지금 중년이다.
어디선가 익숙하게 듣던 ‘갱년기’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열감, 두통, 쉽게 올라오는 감정들. 내면과 외면이 동시에 달라지는 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 와중에도 매일 교실에 선다.
나는 장애통합교사로 15년째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느린 속도로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과의 시간은 그 자체로 선생인 동시에 제자다.

그 아이들은 늘 나를 사람답게 만든다.


상사와의 갈등은 종종 나를 흔든다.

억울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감정을 삼키는 연습을 반복한다.

문득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다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사람을 대할 때, 나는 어떤 마음을 지켜야 할까?’

그 질문에 세 가지로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


1. 말은, 부드럽게


말은 마음을 닮는다.
말에 온도를 담으려고 한다.

다정하되 단호하게, 섬세하되 흐트러지지 않게.
관계가 가까울수록 더 조심하려 한다.

마음을 놓기 쉬운 자리일수록, 말은 날카로워지기 쉬우니까.


교실에서도, 가정에서도, 말의 무게를 잊지 않으려 한다.
내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한 줌의 온기로 스며들 수 있으면 좋겠다.


2.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


장애통합학급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일 ‘차이’를 마주하는 일이다.
누군가는 느리고, 누군가는 표현이 서툴다.
그 모든 다름을 ‘문제’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


아이들을 통해 배운 태도를,
어른들과의 관계에서도 지켜가려 한다.


서로 다른 성격, 생각, 방식.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힘이라는 걸,
살아갈수록 또렷하게 느낀다.


3. 나를 잃지 않는 것


하루를 다 쏟고 나면, 나는 나를 돌보는 일에 게을러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게 돌아오려 한다.
그게 글쓰기다.

글을 쓸 때면 세상의 속도가 잠시 멈춘다.
마음이 정돈되고, 놓치고 있던 감정의 언어들이 되살아난다.
스스로에게 돌아가기 위해, 그리고 다시 사람들과 마주 설 힘을 얻기 위해.

나는 오늘도 쓴다.

오롯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그 시간이 내 안을 단단하게 만든다.


사는 건 매일 선택의 연속이다.
말을 아낄 것인가, 표현할 것인가.
받아들일 것인가, 거리 둘 것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 나를 지킬 것인가, 잃어버릴 것인가.


상처보다는 따뜻함을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다름 속에서도 존중을 잃지 않으려는 시선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나를 붙잡아 주는 글쓰기와 함께

오늘도 조심스레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건넌다.


사람을 대한다는 건 결국,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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